한국과 미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양자컴퓨터와 우주, 6세대(6G) 이동통신 등 첨단 과학기술을 망라한 협정을 맺는다.
2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경주에서 마주하는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이 같은 협정이 체결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측에선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이 서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협정에는 한미 양국이 AI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테크 기업들의 규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지리적 위치에서 데이터를 보다 쉽게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담긴다. 또 생명공학과 제약 분야의 공급망을 개선하고, 연구 보안을 강화하며, 양자 기술의 발전을 보호하고, 우주 및 6G 기술을 포함한 협력 관계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미 양국의 협력 강화는 갈수록 빨라지고 거세지는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는 측면이 강하다. 중국은 AI·우주·로봇·전기차·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며 미국 등 기존의 기술 강국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이들 분야를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차세대 산업으로 보고 수출 통제와 규제로 맞서는 형국이다. 이에 중국을 최대 수출시장으로 두고 있는 한국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번에 한미가 체결하게 될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일본 방문 기간 맺은 협정, 그리고 지난달 영국과 맺은 협정에 이은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부산에서 30일 열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일본, 영국 등 미국의 우방국들과 '과학기술 공동전선'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보 총리는 첨단산업의 핵심 물질인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수출 통제에 대응해 희토류 및 중요 광물의 공급·확보에 관한 문서에도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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