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외부 운용사에 위탁해 운용 중인 자산 중 국내 운용사에 맡긴 비중은 1%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설립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안도걸(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KI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KIC가 위탁 운용 중인 자산 745억 8000만 달러(약 107조 2237억 원) 중 국내 운용사에 위탁된 자산은 11억 6000만 달러(약 1조 6677억 원)로 전체의 1.6%다. 운용사 수로 봐도 해외 운용사가 197곳, 국내 운용사는 7곳으로 3.4%에 불과했다.
2005년 출범한 KIC는 정부와 한국은행 등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다. KIC는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일부 자산은 직접 운용하고 나머지는 외부 운용사에 위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운용사에 대한 위탁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KIC의 국내 위탁 운용사는 총 7곳으로 △주식 5곳 △채권 1곳 △헤지펀드 1곳이 포함됐다. 대체자산 가운데 사모주식·부동산·인프라·사모채권 분야에서는 국내 운용사 위탁 사례가 없다.
국내 운용사의 참여가 저조한 원인으로는 KIC의 위탁 운용사 선정 기준이 지목된다. KIC는 운용 성과와 자산·인력 규모 등을 고려해 위탁 운용사를 선정하는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운용사에 비해 국내 운용사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은 “KIC가 진행하는 대체자산 투자에 국내 운용사가 참여한다면 해외 투자 네트워크 확보와 경험 축적을 통해 운용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체투자 위탁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국내 운용사에 일정 비율 이상의 자산을 위탁하도록 의무화하거나 해외 자산운용사를 선정할 때 국내 운용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우대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IC 관계자는 “부동산·벤처캐피털 등 해외 대체투자에는 국내 운용사가 참여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국내 운용사 위탁액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 해외 진출과 금융산업 발전을 지원하고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연내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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