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상 최저 수준의 가산금리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만 34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에 성공해 외환보유액 확충과 시장 신뢰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23일 17억 달러(2조 4000억 원) 규모 외화 표시 외평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외평채는 5년 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 10억 달러와 2년·3년·5.25년·10년 만기 엔화 표시 채권 1100억 엔(약 7억 달러)으로 나눠서 발행됐다.
이번에 발행한 달러화 외평채 5년물의 발행금리는 5년물 미 국채금리에 17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3.741%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기존 달러화 외평채 최저 가산금리는 지난해 발행분인 24bp로 지난해보다 7bp를 낮춰 새로운 기록을 쓴 것이다. 이와 함께 엔화 외평채 발행금리는 2년물 1.065%, 3년물 1.208%, 5.25년물 1.457%, 10년물 1.919%로 정해져 2023년 발행 당시보다 낮은 가산금리가 적용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한 차원 성숙했다는 의미로 한국 경제 상황과 정책방향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평가가 개선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주요국 다른 기관의 채권과 비교해 우리 외평채의 가산금리가 낮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견조한 대외 신인도를 국제사회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이로써 정부는 올해 상반기 14억 유로(17억 달러)에 이어 이번 발행까지 총 34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1998년 40억 달러 발행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이번 발행은 올 5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외화 외평채 발행 한도를 당초 12억 달러에서 35억 달러로 증액 편성한 국회 의결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와 함께 정부는 사상 최초로 올해에만 달러·유로·엔 등 세계 3대 기축통화(G3 통화) 표시 외평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 외평채에 대한 견조한 수요를 세계 3대 금융시장 모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외환보유액의 통화 구성도 다변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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