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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선대회장 5주기 추도식 24일 엄수…문화·의료 공헌 ‘KH 유산’ 재조명

미술품 2만3000점·의료계 1조 기부

국민 문화 향유·소아암 치료 ‘마중물’

고(故) 이건희(가운데)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73번째 생일날 당시 홍라희(왼쪽) 리움미술관 명예 관장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함께 걷고 있다. 뉴스1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선대회장의 5주기 추도식이 24일 열린다.

삼성전자는 24일 이 선대회장의 5주기 추도식이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가족 선영에서 엄수된다고 23일 밝혔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028260)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유족이 참석한다.

경영진도 선영을 찾는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 150여 명 등이다. 이 회장과 사장단은 추도식 후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고인을 기린다.

5주기를 맞아 고인이 남긴 ‘KH 유산’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족들은 고인의 유지를 기려 지난 2021년 대규모 사회 환원을 실천했다. 당시 유족은 12조 원이 넘는 상속세 마련을 위해 재산의 상당 부분을 매각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기증을 택했다.

환원의 핵심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 3000여 점의 국가 기증이다. 국내에서 전례가 없는 최대 규모로 대한민국 미술계의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국보 14건, 보물 46건 등 지정문화재가 포함된 고미술품 2만 1600여 점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향했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이 포함됐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등 국내외 근대작품 1600여 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됐다. 이외 143점은 제주 이중섭미술관, 강원 박수근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등 전국 각지 미술관에 기증돼 지역 문화 인프라 향상에 기여했다.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은 2021년부터 총 35회 열렸으며 누적 관람객 350만 명을 넘어섰다. 미술 전문 매체인 아트뉴스페이퍼에 따르면 전시 흥행에 힘입어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은 341만 명이 방문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박물관 5위에 올랐다. 문화계에서는 국민들이 높은 수준의 문화적 가치를 향유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컬렉션 공개 이후 한국 미술시장이 급성장하고 전 세계 화랑들이 한국을 주목하는 기회가 열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건희 컬렉션’은 해외 순회전도 앞두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을 시작으로 내년 시카고 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에서 순차적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이는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해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했던 이 선대회장의 철학이 이어진 결과라는 평가다. 고인은 생전 백남준, 이우환, 백건우 등 예술인들을 후원하고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제정해 한국 문화 발전에 힘을 보탰다.



의료공헌 1조 원 기부 역시 KH 유산의 한 축이다. 유족은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에 3000억 원, 감염병 극복 인프라 구축에 7000억 원을 기부했다. 소아암 기부는 “어린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성장은 우리의 사명”이라는 고인의 유지를 따른 것이다. 기부금 3000억 원을 토대로 서울대어린이병원 등 전국 160여 개 기관, 1000명 넘는 의료진이 참여하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출범했다.

2030년까지 이어지는 이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누적 환아 2만 2462명이 지원을 받았다. 2024년 말 기준 약 1만 명의 환아가 병명을 진단받고 4000명 가까운 환아가 치료를 시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명예관장이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찾아 환아와 가족, 의료진을 격려하기도 했다. 감염병 극복 기금 7000억 원은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쓰이고 있다. 5000억 원은 2028년 완공 목표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투입되며, 2000억 원은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연구시설과 백신·치료제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KH 유산’은 우리 사회에 기부의 선순환을 일으키는 마중물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족의 기부 이후 유명 인사와 기업들의 기부가 잇따랐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은 2023년 10억 원을, 가수 이승기는 2022년 20억 원을 각각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삼성의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진단키트 제조기업 코젠바이오텍 역시 2022년부터 3년간 누적 2억 5000만 원을 소아암 환자를 위해 기부하며 선순환에 동참했다.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회장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2024년 10월2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선영에서 열린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특별전' 언론공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인왕제색도' 등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와 보물 26점을 포함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기증품 360점을 선보였다. 뉴스1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기증 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 사전 공개행사에 참석한 문화계 인사와 언론인 등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이 전시에는 조선후기 화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를 포함해 이건희 기증품 190건 348점(국보 6건·보물 14건)이 전시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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