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 감만부두에 도입된 ‘디지털 프리게이트(Digital Pre-Gate)’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23일 “GPS 기반의 디지털 프리게이트가 도입 4개월 만에 이용률 83%를 기록해 부두 내 교통 정체 해소와 안전사고 예방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프리게이트’는 공간에 가상의 경계를 설정하는 지오펜싱(Geo-fencing) 기술을 활용해 화물차가 특정 구역에 진입하면 BPA의 ‘올컨e(AllCon-e)’ 앱을 통해 자동으로 전자인수도증이 발급되는 시스템이다. 실제 게이트를 통과하지 않아도 부두 출입 절차를 디지털로 대체할 수 있어 ‘가상의 부두 게이트’로 불린다.
감만부두는 최근 외부 철송장 등이 장치장으로 용도 변경되면서 화물차들이 기존 진출입 게이트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이로 인해 부두 내부와 인근 도로에서는 차량 교차로 인한 혼잡이 심화됐고 불필요한 동선으로 운송 시간이 늘어나며 사고 위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BPA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자 감만부두 운영사인 신선대감만터미널(BPT)과 협력해 지난해 11월부터 시스템 개발을 시작, 올해 6월부터 현장 적용을 시작했다. 도입 이후 화물차는 디지털 프리게이트 진입과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전자인수도증을 발급받아 외부 장치장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화물차의 이동거리가 약 2km에서 1km로 절반가량 단축되며 물류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한국허치슨터미널의 신감만·감만부두 이전 이후 급증한 차량 통행량으로 교통 혼잡이 극심했던 북항 일대에서 디지털 프리게이트가 교통 분산과 안전사고 저감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BPA와 신선대감만터미널은 지난 22일 현장 캠페인을 열고 화물차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프리게이트 이용법과 GPS 위치정보 설정 방법을 안내했다. 이정행 신선대감만터미널 대표는 “BPA의 적극적인 협력 덕분에 디지털 프리게이트가 성공적으로 정착했으며 효율적인 항만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상근 BPA 사장은 “디지털 프리게이트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구현한 스마트 항만 서비스로, 단기간 내 높은 이용률을 달성하며 부산항의 디지털 혁신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AI 등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부산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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