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대학생의 시신을 화장한 현지 불교 사원에서 한국인 시신이 추가로 3구 더 보관돼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프놈펜의 턱틀라 불교 사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사원의 시신 보관실에는 현재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 3구가 냉동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숫자는 이날 오전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호텔 객실에서 사망한 50대 한국인 남성(외교부 발표)의 사례를 제외한 것이다.
사원에서 화장 업무를 맡고 있는 현지인 직원 A씨는 연합뉴스에 "전날 화장한 한국인 대학생 외에도 시신 3구가 더 있다"며 "내부 보고서에도 이 사실이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신 안치실에는 최대 100구를 쌓아 둘 수 있는데 현재 거의 만실 상태"라고 덧붙였다.
내부 문서에는 해당 한국인 3명의 사인이 모두 '심장마비'로 적혀 있었다. 그러나 현지 교민들은 "병원 의사에게 돈을 주고 사인을 바꾸는 일이 잦다"며 기록만으로는 실제 사망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원 관계자 역시 "한국인 시신이 3구 있는 건 맞다"며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턱틀라 사원은 프놈펜과 인근 수도권 지역에서 외국인 화장을 맡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설로 현지에서 숨진 외국인 대부분이 이곳에서 장례 절차를 밟는다. 현지 캄보디아인들은 일반적으로 집에서 전문업체를 불러 화장하기 때문에 외국인 시신은 주로 이 사원으로 옮겨진다.
이곳은 지난 8월,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한국인 대학생 박모(22)씨의 시신이 2개월 넘게 보관됐던 곳이기도 하다. 박씨는 7월 중순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출국했으나 현지 범죄단지 '웬치'에서 감금·고문당하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평균 하루 2~4구 정도를 화장하며 최근 2주 동안 살해된 중국인 2명과 필리핀인 1명을 화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앰뷸런스가 외국인 시신을 실어오면 국적과 인적 사항을 확인한 뒤 가족이나 대사관 측의 허가가 있어야 화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이 사원에 보관 중인 한국인 시신 3구가 범죄와 관련된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사원에 보관 중인 한국인 시신의 정확한 수를 공개하기 어렵다"며 "현재까지는 범죄와 직접 관련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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