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과 현실을 넘나드는 초국경범죄가 조직적이고 교묘한 형태로 확산하면서 개인의 재산을 넘어 생명과 자유까지 위협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경찰청장들이 한 데 모여 실질적인 대응 연대를 선언했다.
경찰청은 20일부터 24일까지 서울에서 ‘초국경범죄 생태계 대응을 위한 글로벌 연대’를 주제로 제5회 국제경찰청장회의를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중국·일본·캄보디아 등 30여 개국과 인터폴, 유로폴, 아세아나폴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해 보이스피싱과 마약, 사이버 사기 등 초국경범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초국경범죄 근절을 위한 실질적인 경찰 연대 방안이 논의되기를 기대하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치안 협력을 주도하는 중심 국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도 축사를 통해 심각한 초국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 경찰기관들의 연대를 지지하며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의 대의제는 ‘초국경범죄 생태계 대응을 위한 글로벌 연대’로, 논의는 △AI 혁명에 대응하는 미래치안 △경찰역량의 국제 표준화 △글로벌 치안 거버넌스 구축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경찰청은 이를 통해 신속한 정보공유와 공동작전이 가능한 ‘행동하는 치안 연대' 비전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21일 열린 연석회의에서는 각국 경찰청장들이 초국경범죄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정보공유·역량강화·공동작전의 필요성에 뜻을 모아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특히 찌어 뻐우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현지 스캠 단지 범죄 예방과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코리안데스크’ 설치 등을 협의했다. 경찰청은 이를 계기로 캄보디아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한국 국민 보호를 위한 실질적 협력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23일에는 인터폴, 아세아나폴과 캄보디아·태국 등 아시아·태평양 9개국이 참여하는 '국제공조협의체'가 새롭게 발족된다. 이는 동남아시아 지역 스캠 범죄에 대한 한국 경찰청 주도의 국제공조 협력 플랫폼으로, 선언적 협력을 넘어 정보공유·공동작전·피해 예방 및 피해자 구조를 통합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전망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공동선언문에 대해 "약속이 실행으로,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실천적 해법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경찰은 책임 있는 주권 행사를 바탕으로 각국과 손잡고 세계 시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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