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9일 “방미 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한미 관세협상의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날 귀국 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 실장은 “이번 방미의 협의에서는 대부분의 쟁점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매우 진지하고 건설적 분위기서 협상에 임했다”며 “이번 협의 성과 토대로 협상이 원만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겠다”며 목청을 높였다.
APEC까지 협상 마무리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도 “방미 전보다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상당히 의견 일치를 봤는데 여전히 조율이 필요한 남은 쟁점이 한 두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귀국 후에 부처와 심도 있게 검토해서 우리 입장을 추가적으로 전달하고 협상할 것”이라고도 했다.
3500억 달러를 나눠서 투자한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서는 “논의중인 내용에 대해 어떤 쟁점이 해결됐고 남아있는지는 협상 중이라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전제하면서 “3500억 달러라는 숫자는 7월 31일 합의된 내용이라 유념하고 있고 대한민국이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상호호혜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견이 근접해가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김 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산자원부 장관 등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을 만나 2시간가량 협상을 이어 갔다. 회의 종료 후 김 실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2시간 동안 충분히 이야기를 했다"고 답했다. 이후 백악관 업무 시설인 아이젠하워 행정동을 찾아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도 50여분간 면담을 갖기도 했다.
김 실장의 언급 처럼 협상 결과는 낙관론과 신중론이 오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협상과 별개로 양국 실무자들이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일종의 데드라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협상 진전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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