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장기탈출증은 여성의 골반저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서 방광, 자궁, 직장 등이 아래로 내려오는 질환이다. 예전엔 고령층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었으나, 최근 들어 필라테스 등 복부 운동 등이 유행하면서 40·50대 환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골반장기탈출증 환자는 2만5031명에서 2024년 2만9415명으로 약 1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50대 여성 환자는 약 10% 가까이 늘어났다.
과거 골반장기탈출증의 주요인으로는 출산과 노화로 인한 골반저 근육과 인대의 약화가 꼽혔다. 그러나 최근에는 직업적 활동, 과도한 복부 근력 운동이나 필라테스 등 복압을 높이는 운동 습관 등이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어 젊은 여성층에서도 발병 위험이 커지고있다.
초기 증상으로는 △하복부 묵직함 △질 압박감 △배뇨 후 잔뇨감 △변비나 배변 곤란 등이 있다. 단순 피로나 일상적 증상으로 오인하기 쉬워 조기 발견이 쉽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하복부 불편이나 배뇨·배변 곤란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질 때, 또는 질 내부에 이물감·혹이 만져지는 느낌이 반복될 때는 재빨리 산부인과나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질을 통해 방광, 자궁, 직장 등이 얼마나 내려왔는지를 확인해 1~4기로 분류한다. 장기들이 질 입구 안쪽으로 1㎝ 이내로 내려온 초기 상태가 1기, 장기들이 외부로 나올 듯 말듯한 정도까지 진행된 상태가 2기, 장기들이 외부에서 만져질 정도로 탈출한 상태가 3기, 완전히 탈출한 상태가 4기다. 3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이 필수다. 질을 천골(엉치뼈)에 단단히 고정해 장기가 다시 내려오지 않도록 하는 '천골질고정술'이 가장 효과적인 수술이라고 전해진다.
골반장기탈출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불필요한 복압 상승을 줄이는 생활습관 관리가 요구된다. 신정호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과도한 복근 운동이나 근력 운동으로 인한 복압을 높이는 습관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며 "복부 중심의 강한 운동보다는 코어 안정화나 스트레칭 위주의 운동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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