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 분야에 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외보다 훨씬 낮은 국내 요금 정상화를 내세우고 있는데 실제로는 물가 불안을 부추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고궁 입장료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이 “합리적인 수준의 고궁 입장료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대 대한 반응이다.
조 의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고궁 입장료는 성인 기준 경복궁과 창덕궁은 3000원, 덕수궁·창경궁은 1000원으로 각각 책정돼 있다. 이는 유홍준 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청장 재임 시기였던 2005년 정한 것으로 20년째 변동이 없는 상태다. 유 전 청장은 당시 1000원이었던 입장료를 3000원으로, 3배로 올린 장본인이다.
조 의원은 “이후로 6년 전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도 재임 시기에 국내 문화유적 입장료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으나 입장료 인상은 현실로 옮겨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버킹엄궁전은 12만 1000원, 중국 자금성(쯔진청)은 1만 2000원, 일본 니조성도 7000원으로 우리나라보다 입장료가 비싸다. 우리 고궁도 입장료 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허 청장은 “사실 고민이 크다. 입장료 수입에서 사람을 쓰고 보수 관리도 한다. 그러나 국민적 정서나 여러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1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감에서는 이른바 ‘출국세’ 인상 목소리도 나왔다. 역시 조계원 의원이 출국납부금 인하로 인한 관광기금 손실 문제를 지적한 데 대해 최휘영 장관은 “1997년 도입 이후 계속 1만 원이었던 출국납부금이 지난 정부에서 7000원으로 인하되며 관광기금 수입이 줄었고 관광산업 활성화에 장애가 되고 있다”면서 “해외에서 출국세를 계속 올리는 추세와, 국내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더라도 현실화돼야 하는데 1만 원보다는 훨씬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조 의원은 “해외에 나가서 우리 국민이 평균적으로 지불하는 출국납부금이 2만 9000원이지만 우리나라로 온 외국인 관광객들은 7000원만 내고 나간다”고 지적했다.조 의원에 따르면 출국납부금 인하 이후 관광기금 재원은 연간 약 13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국감에 출석한 김대현 문체부 2차관(관광 담당)은 “1997년 이후의 물가상승률을 객관적으로 따져보면 100.8%가 인상되어야 한다”며 “2만 원 정도가 적정선”이라고 말했다.
이미 현장에서는 문화 관련 요금이 인상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립중앙박물관은 유홍준 관장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 9월 30일부터 박물관의 주차 요금을 80% 전격 인상했다. 이번 주차 요금 인상은 20년만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그동안 낮은 주차요금 체계를 인근 공영주차장 주차요금으로 현실화해 과도한 주차수요로 인한 주차장과 인근 교통혼잡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적으로는 국립박물관은 입장료가 무료이니 박물관 수입 확대를 위해서는 주차요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