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성형외과의 10곳 중 8곳이 올해 상반기 건강보험 진료비를 한 건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미용·성형 시술 위주로 운영되는 병원이 대거 늘어나면서 의료계의 ‘미용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부산 금정)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건강보험 진료비 청구가 단 한 건도 없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2304곳으로 집계됐다. 2022년 1540곳에서 약 50% 늘어난 수치다.
건강보험 진료비를 전혀 청구하지 않은 기관 대부분은 성형외과와 일반의였다. 특히 서울 강남구의 경우 성형외과의 79%(452곳 중 358곳), 일반의의 42%(741곳 중 311곳)가 건강보험 청구 실적이 전혀 없었다.
일반의는 통상 감기나 고혈압 등 기본적인 진료를 하고 성형외과는 상처·흉터 치료 등으로 건강보험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청구 실적이 전혀 없는 기관들은 미용·성형 시술 중심으로만 진료해 온 것으로 분석됐다.
백 의원은 “필수의료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의료사들이 미용·성형 분야로 쏠리고 있다”며 “보건당국은 건강보험을 청구하지 않는 의료기관 가운데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곳을 즉시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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