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는 최태원(65) SK(034730)그룹 회장과 노소영(64)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 소송의 상고심 결론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이날 오전 10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대법원이 지난해 7월 사건을 접수한 뒤 1년 3개월 만에 내리는 결론이다.
이번 소송은 최 회장의 혼외자 존재가 밝혀진 이후 양측의 이혼 조정이 무산되면서 시작됐다. 하급심 판단은 1심과 2심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는 ‘특유재산’(부부 한쪽이 혼인 전부터 보유한 고유재산)의 인정 여부를 재판부가 달리 판단하면서 생긴 결과로, 상고심의 최대 쟁점이기도 하다. 최 회장 측은 “SK그룹 주식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2억 8000만 원으로 취득한 것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반면 노 관장 측은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제공한 비자금을 통해 SK그룹이 성장했다”고 맞서고 있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12월 최 회장의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판단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 주식의 형성과 유지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665억 원과 위자료 1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지난해 5월 “혼인 기간, 재산 생성 시점과 형성 과정 등을 고려할 때 SK 주식 등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가 인정된다”며 재산분할 1조 3808억 원과 위자료 20억 원 지급을 명했다. 재산분할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모친 김옥숙 여사가 보관한 ‘선경 300억 원’ 메모와 1992년 선경건설(현 SK에코플랜트) 명의 약속어음 등 이른바 ‘300억 비자금’ 관련 증거를 대부분 인정했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해 원심을 확정할 경우, 최 회장은 1조원대 현금성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2심 재판부가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하고, 분할 방법을 ‘현금 분할’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반면 파기환송 결정이 내려질 경우 사건은 다시 서울고법에서 심리돼, 최 회장은 일정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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