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신용 부실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바퀴벌레 한 마리를 발견했다면 아마 더 많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현지 시간) 다이먼 CEO는 실적 발표 후 가진 애널리스트콜에서 지난달 파산한 미국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 퍼스트브랜즈와 자동차 딜러 기업 트라이컬러의 파산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JP모건은 트라이컬러 파산과 관련해 3분기에 1억 7000만 달러(약 2427억 원)를 상각했으며 내부통제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리는 2010년 이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신용 시장 강세장을 겪어왔다”며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파산은) 그로 인해 약간의 과열이 있을 수 있다는 초기 신호다. 만약 경기 침체가 온다면 훨씬 더 많은 신용 문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JP모건 외에도 제프리스와 UBS를 비롯한 일부 대형 월스트리트 은행들이 두 회사와 관련한 익스포저가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은행들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과 주식·채권 시장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지만 경영진들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투자은행(IB) 수수료는 올 들어 9% 증가한 994억 달러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술 및 금융 부문의 M&A 수수료가 각각 55%, 34%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다이먼 CEO는 “많은 자산이 거품 영역에 진입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신용 시장에서 약간의 과열 초기 신호가 있다”고 꼬집었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도 “시장에서 밸류에이션 거품이 있는 부문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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