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주얼리·시계 브랜드 까르띠에(Cartier) 제품에서 변색·끊어짐 등 하자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들이 집단분쟁조정을 준비 중이다. 까르띠에는 올해에만 세 차례 가격을 인상하며 일부 제품 가격이 20% 가까이 올랐다.
15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까르띠에는 지난달 주얼리 일부 품목 가격을 2~5% 인상했다. 2월, 5월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다. 고물가·환율·금값 상승 등 외부 요인에도 불구하고, 인상 폭과 속도는 소비자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제품 하자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까르띠에 반지를 5년 만에 불량 판정받았다”는 글이 빠르게 확산했다. 글쓴이 A씨는 2020년 6월 서울의 유명 백화점에서 1860만원을 주고 ‘러브 풀 파베’ 반지를 결혼기념일로 구입했지만 최근 불량 판정을 받아 환불받았다고 전했다.
A씨는 “빛 반사나 다이아 세팅이 정상품과 확연히 달랐다”며 “마감이 거칠어 반짝임이 떨어지고, 정상품보다 칙칙한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해당 모델은 전 축구선수 박지성과 김민지 전 아나운서 부부의 결혼반지로도 유명한 인기 제품이다. 현재 판매가는 2770만원으로, 5년 만에 약 1000만원이 올랐다.
A씨는 그러면서 "얼마 전, 아주 친한 지인이 자신이 최근에 동일한 반지를 구입했는데 이 반지는 좀 이상하다는 말을 해주기 전까지는 꿈에도 불량품일 거라 상상도 못 했다"며 "뒤늦게 한눈에 봐도 이상한 불량품임을 알았을 때 이 사태를 깨닫고 드는 충격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환불은 받았지만, 그 과정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앞으로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스트레스 투성이었지만 이제는 마음을 접었다"며 "그런데도 이 사실을 공유하는 건 명품이라는 이름이 반드시 품질과 신뢰, 그리고 훌륭한 대응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고 비판했다.
일부 누리꾼은 “5년 사용 후 환불이면 충분한 조치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다른 쪽에서는 “1000만원이나 오른 제품을 교환이 아닌 당시 가격으로 환불만 해줬다는 점에서 손해”라는 지적도 나왔다.
소비자들은 까르띠에의 A/S 대응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상 구입 6개월 이내 하자는 제조사 결함으로 추정돼 교환·환불이 가능하지만, 까르띠에는 유상수리를 안내하고 프랑스 본사 검수를 이유로 수개월 대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까르띠에 측은 “하자 제품은 점검 후 판정 결과에 따라 교환·환불 등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편, 온라인상에는 “착용도 안 했는데 팔찌가 변색됐다”, “770만원 시계 밴드가 2주 만에 떨어져 450만원 유상 수리 청구를 받았다” 등 유사한 불만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사례를 모아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 절차는 동일한 유형의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함께 분쟁 조정을 요청하는 제도로, 조정 결과에 따라 법적 구속력이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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