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미학으로 인간 근원을 탐구한 사진작가 육명심 전 서울예대 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1932년(호적상 1933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전사범학교와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지역 신문의 사진 콘테스트에서 입선한 것을 계기로 ‘동아국제사진살롱전’ ‘동아사진콘테스트’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등에서 수상하며 사진계 경력을 쌓았다.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서라벌예술대·신구대·서울예술대·홍익대상명대에서 후진을 양성했다.
그는 사진을 시작할 무렵부터 문인들의 초상을 자주 찍었다. 대학 시절부터 교류가 있었던 시인 박두진이 1967년 시집 ‘하얀 날개’를 펴낼 때 사진을 찍은 것을 계기로 김춘수·박목월·서정주 등 한국 대표 문인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1972년부터는 ‘예술가의 초상 시리즈’를 본격화하며 장욱진 화백을 비롯해 화가와 음악인·연극인·영화인을 촬영했다. 2007년 현대 문인 71인을 찾아가 찍은 인물 사진과 인상평을 엮은 책 ‘문인의 초상’을 출간했다.
고인은 1977년부터 평범한 이들을 찍은 ‘백민(白民)’ 시리즈를 발표했고 1985년부터 ‘장승’ 시리즈를 찍었다. 한국 기록 사진계에 큰 족적을 남긴 공로로 2016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이명희 씨와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7일 오전 6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