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의 원류’ 남도미식을 세계에 알리는 취지로 진행 중인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미식박람회)’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총 12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 국도비 37억 원, 목포시비 53억 원, 입장권 판매 등 수익금 30억 원이 포함됐다.
애당초 재정자립도 20%대의 열악한 기초단체 목포시가 전남도와 공동주관으로 이번 미식박람회를 진행한다는 자체가 위험수위가 높다는 우려감이 제기됐다. 실패 시 막대한 재정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려는 현실로 성큼 다가오는 분위기다.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사무국의 ‘흥행 고조’ 보도자료와는 달리,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차는 확연히 달랐다.
15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가 지난 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6일까지 목포문화예술회관 일원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참여 업체들의 ‘눈물의 호소문’이 곳곳에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이 한마디로 목포시에 “속았다”라는 식의 반응이다. 남도의 대표 맛집으로 선발돼 장밋빛 인생을 꿈꿨지만, 돌아온 것은 빚과 함께 찾는 손님이 없어 썩어가는 재료를 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사무국의 행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업체들은 사무국으로부터 ‘하루 최소 500인분, 최대 1000인분을 준비하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정작 하루 판매량이 100인분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실제 일부 업체는 추석 연휴와 주말을 대비해 6000인분 분량의 식재료를 사전 구매했으나, 손님이 없어 식자재 대부분을 폐기 처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행사장 부스마다 “신선한 재료 모두 매일 버린다(손님이 없다). 홍보도, 안내도 없다(전남도·목포시 향한 호소)” 호소문이 더욱 애처롭게 보이기만 했다.
사무국은 이러한 사실을 모두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가 확보한 ‘미식박람회 음식판매부스 지적보도 분석 및 대응방안’ 내부 문건에는 사무국이 이미 매출 부진과 식자재 폐기 문제를 인지하고, 보상과 대책 마련을 검토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문건의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음식판매부스는 12개 시·군, 총 18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개막일부터 12일간 총매출은 1억 7700만 원, 업체당 일평균 매출은 82만 원에 불과했다. 여기에 더해 일부 업체는 하루 평균 60만 원의 매출도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 내부 문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무국에서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입장객 34만 명이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문건에서도 나타나 듯 현장에서 느낀 분위기는 달랐다.
유창훈 목포시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텅 빈 주차장’은 많은 것을 의미했다. 유 의원은 “만약 34만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면 주차장은 만차였고 인근 상권은 발 디딜 틈이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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