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11번째 무인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지난 8월 10차 발사에 이어 2회 연속 성공한 것이다. 스타십을 이용해 달과 화성에 사람을 착륙시키기 위한 준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CNN방송은 13일(현지 시간) 스타십이 이날 텍사스주 보카 치카 해변의 스타베이스 기지에서 발사돼 약 1시간 6분 간 시험 비행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타십은 발사 약 3분 뒤 로켓과 우주선이 순조롭게 분리됐다. 슈퍼헤비는 발사 7분 뒤 멕시코 만에 떨어졌고, 10여 분이 더 지나자 우주선이 궤도로 진입해 내부에 적재된 모형 위성 패널 8기를 바깥으로 내보내 궤도에 배치했다. 스타십은 우주 궤도 상 엔진 재점화 실험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뒤 대기권에 재진입해 인도양으로 돌아왔다.
일론 머스크는 인류를 화성에 보내 거주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로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로켓과 우주선 모두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비용을 절감하고 발사 횟수를 늘려 우주 여행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2026년 무인 화성 비행, 2027년 달 유인 착륙이 목표다.
스페이스X는 2023년 4월부터 스타십에 사람을 태우지 않은 무인 상태로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반복해서 진행해 왔다. 올해 7∼9차 비행에서는 우주선이 연달아 공중에서 폭발했지만 지난 8월 10차 비행은 성공적이었다. 위성 모형 배치 실험도 처음으로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2번 연속 고난도 시험 비행이 성공하면서 스타십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인류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에 활용하는 계획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스페이스X는 올해 초 공개한 스타십 시제품 시리즈 '버전 2'가 10차와 11차 시험비행에 성공하면서 다음 비행부터는 새로운 '버전 3'를 투입할 예정이다. 션 더피 NASA 국장 대행은 이번 비행에 대해 “미국인들을 달 남극에 착륙시키기 위한 또 다른 중요 단계”라고 평가했다.
2027년 유인 달 탐사가 가능하려면 달 궤도까지 비행하기 위한 연료 재보급 능력 개발, 10여 차례 이상 연속 발사 성공을 통한 안전성 입증 등 주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스페이스X는 연말이나 내년 초 후속 비행에 나선다. 그윈 샷웰 스페이스X 사장은 지난달 “스타십의 후속 버전이 인간을 달과 화성으로 보낼 진짜 우주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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