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기능이 중단되는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열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백악관이 공무원 해고 절차에 돌입했다.
10일(현지 시간)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인력 감축(RIFs·Reduction in Force)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대변인도 이날 “민주당이 주도한 정부 셧다운의 직접적인 결과로 보건복지부 여러 부서의 직원들이 감원(RIF)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감원 통보를 받은 직원은 각 부서에서 비필수 인력으로 지정된 인원”이라며 “보건복지부는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에 반하는 부서들을 포함해 낭비적이거나 중복된 조직을 계속 폐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1일부터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 상태에 돌입한 것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공의료보험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연장안을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ACA 보조금을 연장해야 한다고 버티는 반면 공화당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미국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발의한 임시예산안(CR)을 지난달 19·30일, 이달 1·3·6·8·9일에 잇따라 상정했으나 결국 처리하는 데 실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여야 지도부를 만났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인 30일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이 셧다운을 원한다”며 “셧다운이 되면 해고를 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을 자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크 존슨 공화당(루이지애나)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완강히 버티며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130만 명의 현역 군인들이 10월 15일 급여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의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X에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급여를 받으면서 일을 하지 않는다”며 “연방 공무원들은 일하고 급여도 못 받게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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