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서 머리를 감을 때 취하는 자세가 드물게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피플에 따르면 '미용실 뇌졸중 증후군(BPSS)'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샴푸대에서 머리를 뒤로 젖힐 때 발생하는 목의 과신전이 원인이다.
과신전은 관절이 정상 가동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뒤로 젖혀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자세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척추동맥을 압박하거나 손상시켜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미국 응급의학 저널'에 발표된 해당 연구는 약 50년간 문서화된 BPSS 사례 54건을 포함한 22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BPSS 환자의 약 80%가 여성이었으며 연령대는 10대부터 노인까지 다양했다. 주요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시야 흐림, 균형 상실, 두통, 메스꺼움, 구음 장애, 신체 한쪽의 갑작스러운 마비나 쇠약 등이 나타났다. 이들 증상은 목이 과도하게 꺾인 자세를 취하는 중 즉시 나타나거나 며칠 이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BPSS는 인구 통계 데이터보다 개별 사례 보고를 통해 알려진 흔하지 않은 현상이다. 하지만 그 심각성 때문에 일부 미국 주에서는 안전 예방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2014년 엘리자베스 스미스라는 여성은 미용실에서 목 과신전을 겪은 후 약 2주 만에 BPSS로 인한 뇌졸중이 발생했다. 그는 척추동맥 손상으로 불안정한 걸음걸이, 왼손 운동 능력 상실, 왼쪽 눈 장애 등 지속적인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리조나주 프로 뷰티 협회는 미용사들에게 샴푸대 사용 시 고객에게 말린 수건이나 쿠션 같은 목 지지대를 제공하고, 고객이 더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고객들은 서비스 중 목의 긴장이나 어지럼증 등 불편함을 느끼면 즉시 미용사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미용실에서 머리 감기 도중 목의 과신전 때문에 BPSS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예방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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