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우주 위협에 맞선 ‘능동 방어’와 ‘우주정보 공조’ [최성환의 스페이스 오디세이]

최성환 한화시스템 전문위원 (전 공군 우주센터장)

러시아의 영국 군사위성에 대한 전파 방해 상상도




최근 영국 우주사령부는 러시아가 영국 군사위성을 상대로 주간 단위로 전파 방해(Jamming)를 시도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우주 영역이 근본적으로 변화고 있음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로 볼 수 있다. 또한 러시아 위성이 영국 군사위성에 근접 궤도비행하며 정보를 수집하는 스토킹(Stalking) 행위를 한 것은 우주 궤도가 이미 적대적인 행위로 가득 찬 ‘제4의 전장’으로 전환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우주 위협에 대해 미국과 영국 등 우주 선도국들은 단순히 우주영역인식(SDA: Space Domain Awareness)을 넘어 우주위협을 능동적으로 인지하고 방어하는 우주 생존력(Resilience) 확보를 최우선 전략으로 설정하고 획기적인 방어책들을 실행하고 있다.

우주위협 탐지: ‘능동 방어’ 첨단화

오늘날 우주 적대국의 위협은 레이저 공격과 같은 정교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레이저는 위성을 추적하거나 센서를 무력화(Dazzling/Blinding)시켜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 이에 대응하여 영국은 현재 적대국 레이저 위협을 탐지하고 분석하는 신규 위성 센서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 위성 센서는 레이저의 특성과 출처(지상 또는 우주 기반)를 정밀하게 식별하여 지휘관이 위성에 대한 방어 조치를 즉각 취할 수 있도록 필수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 등의 우주 대응(counter-space) 능력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미 우주군 산하의 우주신속능력사무소(SpRCO: Space Rapid Capabilities Office)는 자체 위성 인식(Own-Ship Awareness) 능력 프로그램으로 정지궤도(GEO) 위성에 항공기의 레이더 경보 수신기(RWR, Radar Warning Receiver)와 유사한 탑재형 RWR 장착을 추진 중이다. 이 시스템은 접근하는 물체의 레이더 신호를 감지해 자국 위성이 추적 또는 표적화되고 있는지를 운영자에게 조기에 경고하는데, 미 우주군 SpRCO는 이 위성 탑재 RWR 능력을 ‘궤도 전쟁(orbital warfare)’ 수행을 위한 핵심 기반으로 간주하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사이버 훈련장과 우주기밀 정보 ‘공조’ 체계의 구축

오늘날 우주 위협은 물리적 충돌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의 형태로 전방위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지상 시스템과 궤도 자산이 얽힌 우주 운영 아키텍처는 “더욱 복잡하고, 분산되며, 동적”으로 진화하고 있어 전통적인 보안 방법으로는 방어가 어렵다.



이러한 난제 해결을 위해 우주 기술 계약업체 딜로이트는 전자레인지 크기의 소형 위성 ‘Deloitte-1’을 발사했다. 이 위성은 궤도상에서 실제 사이버 공격과 방어 테스트를 수행하는 ‘실사격 사이버 훈련장(live-fire cyber range)’ 역할을 하며 탑재된 침입 탐지 시스템(Silent Shield)으로 위성의 사이버 회복 탄력성을 검증하고 강화할 예정이다. 이러한 궁극적인 우주 방어 시스템은 정부와 민간의 경계를 허무는 협력 속에서 완성될 예정으로 미 우주군(USSF)은 ‘Orbital Watch’ 프로그램을 통해 상업 우주 산업 파트너들에게 우주 기밀 위협 정보를 공유하는 새로운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향후 양방향 정보 공유를 통해 민간 위성이 감지한 이상 징후나 우주 위협 정보도 역으로 우주군에 제공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우주 패권의 기준: 방어와 회복 탄력성

오늘날 우주 시대의 오디세이(대항해)는 이미 평화로운 탐사가 아닌, 생존을 건 치열한 기술 및 정보 전쟁으로 그 성격이 명확히 바뀌었다. 러시아의 공격적 ‘의지’와 중국의 ‘기술적 정교함’으로 대변되는 우주 위협 환경은 이제 논쟁의 여지가 없는 현실이다. 미국과 같은 우주 선진국은 위성 탑재 레이더 경보수신기(RWR)를 통한 자체 위협 인식 능력 보유, ‘Deloitte-1’을 통한 궤도상 사이버 방어 훈련, 그리고 ‘Orbital Watch’를 통한 정부-민간의 우주기밀 정보 공조 등으로 우주 자산을 능동적으로 방어할 예정이다. 이제 미래 우주 패권은 단순히 누가 더 많은 위성을 쏘아 올리느냐가 아니라, 누가 위협에 맞서 자국과 동맹의 우주 시스템을 더 빠르고 유연하게 방어하고 회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역시 이러한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능동적인 우주 생존력 확보를 위한 대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서경In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