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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현주 "투자는 밸런스…美 50%·中 30%·印 20%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단독 인터뷰

글로벌 분산투자로 리스크 관리해야

현지회사 인수 방식 M&A 전략

창립 28년만에 AUM 1055조

'美·中·印' 거점 해외 사업 박차

"美이익 가장 많아…ETF 확대"

"中 저평가…AI·테크 유망"

"印 불확실성 일시적일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인도 미래에셋쉐어칸 인수 기념식에 참석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 제공=미래에셋증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미국·중국·인도’를 주축으로 한 분산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박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이고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박 회장은 9일 서울 모처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에만 치중돼 있는데 ‘밸런스(균형감)’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미국 50%, 중국 30%, 인도 20%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분산투자를 통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책무구조도에 미래에셋그룹 글로벌전략가(GSO)로 이름을 올려 해외 사업 책임을 공식화한 박 회장이 해외투자 전략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망 투자 분야로는 ‘인공지능(AI)’과 ‘빅테크’를 꼽았다. 그는 “미국이나 중국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너무 좋다”면서 “‘타이거(TIGER) 차이나테크 톱10’ 1년 수익률은 50% 가까이 되는데 내년에도 빅테크가 유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략적 M&A를 통한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 계획도 내놓았다. 박 회장은 “향후 6개월 내에 3~4개의 ‘빅딜’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박 회장은 내년에도 ETF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회장은 그간 자본시장의 혁신을 이끈 금융투자상품으로 ETF를 지목해왔다. ETF는 증시에서 주식처럼 사고팔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개별 종목 주가가 아닌 주가지수를 따르기 때문에 주식보다 안전성 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쉐어칸 인수 100일을 맞아 인도에서 열린 ‘그룹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박현주 회장과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그룹 GSO인 박 회장은 올해에만 미국·중국·일본을 다녀왔다. 지난해 인수한 인도 10위 증권사 쉐어칸(미래에셋쉐어칸) 통합(PMI)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인수합병(M&A)을 통한 해외 비즈니스 확대 속도도 다시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대규모 M&A를 위한 미팅을 갖느라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앞으로 많은 딜이 있을 것”이라며 “향후 6개월 내에 3~4개의 빅딜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현지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2011년 캐나다 ‘호라이즌스 ETFs(현 ‘글로벌 X 캐나다’)’를 시작으로 2018년 미국 ‘글로벌 X’, 2022년 호주 ‘ETF 시큐리티(글로벌 X 오스트레일리아)’ 등 현지 회사를 인수해왔다.

미래에셋의 초고속 성장 배경으로는 단연 선제적인 해외 사업 확대 전략이 꼽힌다. 당장 올 상반기 그룹 누적 세전 이익만 봐도 해외 사업 부문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룹의 세전 이익 1조 4300억 원 가운데 34%에 달하는 4776억 원이 해외 비즈니스를 통해 유입됐다. 미래에셋그룹은 1997년 창립 이후 28년 만에 운용자산(AUM) 1055조 원(올해 9월 말 기준) 돌파에 성공했다. 2020년 말 미래에셋의 AUM은 603조 원 수준이었지만 불과 5년 만에 400조 원 넘게 불어나며 ‘1000조 원’ 고지를 넘어섰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에서는 고객의 자산 증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클라이언트 퍼스트(고객 중심)’ 정신도 강조했다.



미래에셋그룹은 ‘미국, 중국(홍콩 포함), 인도’ 등 3개국을 해외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두고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전통적 투자처인 미국과 성장성이 높은 중국·인도 등에서 선제적으로 해외 사업을 본격화해 ‘국경이 사라진 미래에셋’으로 거듭난다는 게 박 회장의 경영전략이다. 투자자에게 3국을 중심으로 한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해외 법인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2분기 4조 2000억 원에서 올해 2분기 4조 7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자기자본 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그룹 차원의 투자가 늘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박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미국 시장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셋은 미국에서 이익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면서 “미국은 관세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해외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는 미국 50%, 중국 30%, 인도 20%를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미국 법인은 지난해 4분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이 같은 분위기라면 중장기 목표인 ‘해외 사업 세전 이익 5000억 원’을 올해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세계 최대 펀드 시장이라는 점 또한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상장지수펀드(ETF)를 금융투자의 ‘혁신’으로 평가할 정도로 관련 국내외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는 “(해외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만든 타이거(TIGER) ETF를 사면 된다”면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올 9월 23일 기준 한국·미국·캐나다·호주·일본 등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ETF의 총운용자산 규모는 254조 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ETF 운용사 중 12위에 등극했고 최근 10년간 ETF 순자산 연평균 성장률은 전 세계 ETF 운용사 성장률(19.5%)을 크게 웃도는 36.8%다.

미래에셋의 또 다른 중심인 중국과 인도는 ‘성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시장은 인공지능(AI)과 빅테크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AI와 로봇 부문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박 회장은 “‘TIGER 차이나테크 TOP10’ 1년 수익률이 50% 가까이 될 정도로 너무 좋다”면서 “로봇과 AI 빅테크 등이 유망 투자 분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증시 호조와 맞물려 중국 ETF 역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3개월간(7월 1일~10월 2일) ETF 수익률 상위 10위권 중 6개는 중국 관련 ETF다. 이 기간 중국 대표 테크 기업을 담은 ‘TIGER 차이나항생테크 ETF’의 수익률은 30.67%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은 홍콩 법인을 중심으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해외 자산 배분 전략을 짜고 장기적으로는 해외 자산관리(WM) 서비스도 추진할 계획이다.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는 인도 시장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문제 삼아 인도에 총 50%의 관세를 적용하면서 인도 시장은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일시적 상황일 뿐”이라며 “투자에는 크게 상관 없으며 인도 시장은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래에셋쉐어칸을 중심으로 WM 등 리테일 사업과 기업금융(IB) 시장을 확대한다는 기존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단독] 박현주 "투자는 밸런스…美 50%·中 30%·印 20%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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