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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G2 담판·양자회담도 수십건…李 '가교 외교' 첫 시험대

[글로벌 시선 쏠린 경주 APEC] <상> 통상·안보 변곡점

트럼프 29일 당일치기 방한 가능성

조선소 방문 등 세부일정 조율 중

習은 내년 의장국으로 전일정 소화

부인까지 대동 사실상 국빈급 방문

李, 첫 한중회담…日 새총리도 만나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마지막으로 얼굴을 맞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담판의 장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전략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6년 만에 시 주석과 얼굴을 맞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가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라는 기존 국제질서의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는 만큼 양측의 회동 결과는 전 세계에 청신호가 될 수도, 반대로 적신호가 될 수도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한중 정상회담 등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동 가능성도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미중 정상이 각각 언제 한국으로 입국할지, 어디서 어떤 의제로 마주할지는 공개된 바가 없다. 다만 9일까지 외신 등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27~29일 일본을 방문한 뒤 29일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로 한국을 들르는 일정을 조율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APEC 본행사는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어찌됐든 짧은 한국 체류 기간에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미중 정상회담 등을 두루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중국이 내년 APEC 의장국인 만큼 31일 본행사 등에 모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미중 간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문제가 합의에 다다른 데 이어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서 개발도상국에 부여되는 특별대우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중 간 상호관세 조치 유예 시한이 다음 달 10일로 다가온 만큼 APEC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한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최종 합의를 이뤄낼 필요성에 서로 공감대가 있다. 한국국제정치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태형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양쪽 모두 파국을 바라지 않는 듯하고 그럴 상황도 아니다”라며 “통상 분야에서 어느 정도 합의를 한 후 서로 선을 넘지 않도록 관리를 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APEC 계기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민감한 이야기로 얼굴을 붉히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다만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힘을 실어주느냐도 중요한데 이번에 그런 이야기가 없다면 동맹국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대만에 대한 약속’을 얻어내려 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공개적인 대만 독립 반대를 이끌어내려는 중국의 구상에 대해 지난달 27일 보도한 바 있다. 앞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운 바 있으나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아예 ‘미국은 대만 독립을 반대한다’는 확언을 원한다는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최대 관심이다. 한미 간 관세 협상에 뚜렷한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 예단이 쉽지 않다. 특히 3500억 달러 대미투자펀드의 구성, 투자 주체 등을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조선소를 둘러보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도 한미 간 정상회담의 변수로 꼽힌다.

한중·한일 정상회담도 각각 개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경우 한중 정상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한일 정상회담은 일본 신임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이 된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북중러 연대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설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도 눈길을 끈다. 이변이 없는 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가 조만간 국회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총리에 취임할 예정이다. 우익 색채가 강한 그가 한일 협력에 얼마나 의지를 가졌는지, 또 역사 문제에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정상회담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민당 내에도 한일 관계를 잘 가져가야 한다는 공통의 인식이 있기 때문에 정책 지속성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우리 정부의 ‘가교’ 역할도 관전 포인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보도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초강대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언급한 바 있다. 한미동맹이라는 우리나라의 기반, 동시에 인접국인 중국과의 관계, 치열한 미중 전략경쟁 등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가 강대국들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취지다. 여전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북미 회동이 실현될 경우 우리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정상 외교 행사의 특성상 대체로 종료 후에나 공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소한 수십 건의 양자 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양자회담을 갖는 회원국 정상들은 대부분 정상회의장 내에 별도로 마련된 양자 정상회담장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6년만에 G2 담판·양자회담도 수십건…李 '가교 외교'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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