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는 ‘대통령 소속’, 예술은 ‘장관 직속’, 관광은 ‘전담팀’ 등으로 이재명 정부 시대의 문화관광 ‘민관 협력 기구’ 대강이 꾸려졌다. 대중문화가 직접 대통령에 연결되는 구조고 예술과 관광은 각각 문화체육관광부 내 기구다. 조직들이 기대대로 작동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문체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대통령 소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문체부의 설명으로는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대중문화교류 정책의 국가적 비전을 수립하고 민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지속적인 확산을 도모하고 문화강국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되는 대통령 소속의 자문위원회”라고 한다.
대통령령의 설치 및 운영규정이 정해졌으며 공동위원장에는 최휘영 문체부 장관과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취임했다. 위원회에는 기획재정부 등 10개 관계부터 차관 등과 26명의 민간위원이 참가한다. 민간위원에는 JYP엔터 등 4대 기획사 대표와 게임, 웹툰·애니메이션, 영화·영상, 라이프스타일, 투자사 등 주요 업체 대표들이 망라됐다. 여기에 고위공무원이 임명될 사무국도 생긴다.
특히 박진영 공동위원장은 지난 1일 이재명 대통령도 참석한 출범식에 비전 발표를 통해 ▲ 오는 2027년 12월 국내에서 첫 ‘패노미논 페스티벌’ 개최. 이듬해 5월 세계 주요도시에서 페스티벌 ▲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공연장 건설 ▲ K컬처 플래그십 스토어의 전세계 확산 ▲ K컬처 업계와 핫라인 구축 ▲ 글로벌 지식재산권(IP) 관리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현 정부 들어 우선순위가 다소 밀리는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문체부는 장관 직속으로 “문화예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충실히 담아내기 위해”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를 새롭게 구성·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이를 위해 연극·뮤지컬, 클래식·국악·무용, 문학, 미술, 대중음악, 영화·영상, 게임, 웹툰·애니메이션, 출판·웹소설 등 9개 분야에서 업계·협회·학계 전문가 약 90명으로 구성하고, 10월 내에 이들을 위촉할 계획이다.
관광 분야는 앞서 9월 3일 인바운드 관광객 확장과 지역관광 활성화 과제를 주목적으로 ‘K관광 혁신 전담팀(TF)’이 발족하고 첫 회의도 개최한 바 있다. ‘K관광 혁신 TF’는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기재부 등 정부부터와 주요 공공기관이 참여한다. 여기에 역시 민간위원으로 학계, 연구소, 기업, 협회, 인플루언서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문화강국’을 목표로 하는 이재명 정부에서 문화와 예술, 관광에서 정부 부처 내 칸막이의 해소와 민간의 적극적인 동참을 독려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기업인 출신 문체부 장관의 새로움에 기대를 걸기도 한다.
다만 정부 부처 협의가 꼭 위원회나 TF를 만들어 진행돼야 하는 지는 의문이다. 위원회의 공개된 민간위원들은 기존 정부에서도 참여한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새로운 이미지는 다소 부족하다. 지난 1일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직접 ‘팬 주권주의’를 제시했지만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보면 가능성은 “아직은 글쎄요”라는 성급한 지적도 나온다.
공개된 대중문화교류위원회와 ‘K관광 혁신 TF’의 민간위원들의 경우도 이미 ‘기득권화’된 기업 대표, 학계 인사들이 얼마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지 두고 볼 일이다. 조만간 나을 듯한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의 민간위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노미논 패스티벌’ 기대로 ‘장관급’ 박진영 위원장은 3년 임기를 확보한 것일 수도 있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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