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의 마지막 퍼즐인 ‘이문4구역’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으며 조합원 매물 프리미엄이 6개월 새 2억 원이나 올라 7억 원을 넘어섰다. 1호선 신이문역 역세권 복합개발과 외대앞역 북부 역사 신설 등의 호재도 1만 4000여 가구 동북권 미니 신도시에 대한 시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 다른 구역에 입주가 완료됐거나 준공이 예정된 신축 단지는 신고가에 매매거래가 이뤄지고 매도 호가도 2년 전 분양가보다 6억~7억 원씩 올랐다.
‘이문4구역’ 철거 시작에 조합원 매물 6개월 새 2억 상승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4구역’은 올해 8월 22일 서울시의 건축물 해체 신고서가 수리된 뒤 열흘 만인 지난달 1일 철거 공사 허가가 이뤄져 철거가 진행 중이다. 철거 완료까지 이르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4일에는 재개발 정비사업변경안이 건축·경관·교통·공원분야 통합심의를 통해 최종 통과됐다. 2006년 서울 3차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된 후 10년 넘게 부침을 겪던 ‘이문4구역’은 2017년 조합설립 인가가 나면서 사업 속도가 빨라졌다. 이에 따라 구역 내 신축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조합원 매물은 프리미엄이 7억 원까지 올랐다. 올해 3월에만 해도 5억 원대였으나 불과 반년 만에 2억 원이 오른 셈이다.
이문동 A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조합원 매물 프리미엄은 7억~8억 원 사이에 형성돼 있어 초기 투자금은 11억 원 정도 필요하다”며 “전용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 8억 4200만 원으로 계산하면 최종 매수가격은 15억~16억 원 사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문4구역은 중랑천 변에 위치한데다 초등학교도 신설 예정이어서 역세권 및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로 향후 이문·휘경 뉴타운 대장 단지가 될 것”이라며 “전용 84㎡ 일반 분양가격이 17억~18억 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전히 2억 원의 안전마진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축 대단지 균질성 장점…개발 진행으로 상승 여력 커
1호선 신이문역 역세권 복합개발 사업과 외대앞역 북부 출구 신설도 이문뉴타운에 호재로 작용하며 매매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당초 뉴타운 구역이었던 이문2구역은 2014년에 정비사업이 취소됐으나 이후 지난해 신이문역세권 재개발사업의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며 정비구역으로 재지정됐다. 이곳은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역세권 시프트)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지로 지하 4층~지상 40층 규모의 공동주택 1265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아울러 현재는 외대앞역의 출구가 한쪽 끝에만 마련돼 있지만 향후 북부 출구가 생길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동대문구청과 코레일 등 관련 기관은 외대앞역 승강장 북측 끝단에 사유지와 지방자치단체 부지를 활용해 이문아이파크자이 2단지 인근에 추가 출구를 만드는 회의를 진행했다. 에스컬레이터 4대와 엘리베이터 4대가 계획돼 있다.
약 1만 4000가구의 동북권 미니 신도시의 윤곽이 잡히면서 이문뉴타운 내 인근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매도 호가가 올라가고 있다. 이문동 B중개업소 대표는 “사전점검을 앞둔 ‘이문아이파크자이(이문3구역)’ 전용 59㎡ 입주권이 14억 9000만 원에 계약됐다”며 “전용 84㎡ 입주권은 17억 원에도 계좌가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6월 말 입주를 시작한 ‘휘경자이디센시아(휘경3구역)’는 5월에 전용 59㎡ 입주권이 12억 원의 최고가에 거래된 바 있다. 올해 3월 입주가 완료된 ‘래미안라그란데(이문1구역)’ 전용 59㎡는 12억 9000만 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졌고, 전용 84㎡의 매도호가는 17억 원까지 올랐다. 2년 전 분양가격 대비 7억 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1호선 종각역 지하철로 18분…도심업무지구(CBD) 출퇴근 편리
대출 총액을 6억 원으로 제한하는 6·27 가계대출 규제에도 이문·휘경뉴타운 아파트 단지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두터운 실수요를 기반으로 한다. 광화문·종각·을지로 등 도심업무지구(CBD)로 출퇴근하는 수요층을 중심으로 13억~17억 원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와 C 기대감 등의 영향도 커지고 있다. 각각 강남과 여의도로 직결되는 노선으로 청량리역을 지난다. 이문휘경뉴타운에서 청량리역은 지하철 역으로 1~2개 차이여서 GTX 개통 이후에는 강남업무지구(GBD)와 여의도업무지구(YBD)까지의 출퇴근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현재 진행중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공사도 2029년이면 완료되는데, 이 경우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예정이다.
초품아 아니지만 초·중등학교 멀지 않고 학원가 형성 중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는 아니지만 래미안라그란데와 이문아이파크자이는 도보 통학 10분 안팎의 이문초와 청량초에 배정된다. 별도로 스쿨버스를 대절해 다니기도 한다. 휘경자이디센시아는 휘경초와 청량초 공동학군이며 이문4구역은 단지 내 초등학교 신설이 예정돼 있다. 중학교는 인근 경희중과 경희여중, 청량중, 휘경중 등으로 배정된다.
이문동 C중개업소 대표는 “전통 학군지는 아니지만 신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며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자녀를 둔 가구가 이주해 와 어학원과 각종 유아 사교육 학원 등이 생기는 속도가 빠르다”며 “이문아이파크자이 대규모 상가에 병원을 비롯해 각종 상업시설과 함께 학원교육시설이 입점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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