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랜섬웨어가 마셔버린 '아사히 맥주'…사이버 공격에 편의점·식당도 비상

사이버 공격으로 시스템 장애 장기화

주문·출하 중단, 공장 30곳도 올스톱

편의점 공동개발 음료까지 공급 끊겨

"언제 복구될지 전망 안서" 상황심각

기업들 ERP 시스템 사각지대 우려도

아사히 대표 주류인 아사히 수퍼드라이 맥주/아사히그룹 홈페이지




일본의 대표적인 음료 회사 아사히그룹홀딩스에서 발생한 사이버 공격 여파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편의점과 외식 체인에서 아사히 제품 공급이 끊기자 점포들이 급하게 타 브랜드로부터 대체품을 확보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세븐&아이홀딩스는 ‘슈퍼드라이’ 맥주와 ‘미쓰야사이다’ 등 아사히 제품과 자체 브랜드(PB) 주류인 ‘클리어 쿨러’ 출하를 중단했다. 청량음료는 전용 재고 거점이 있어 당장 큰 차질은 없지만, 점포들은 향후 품절 가능성을 알리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있다.

이온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아사히맥주와 아사히음료 제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으며, 훼미리마트에서는 아사히 주류 및 아사히와 공동 개발한 차(茶) 제품 일부가 품절됐다. 로손 역시 3일 이후 순차적으로 아사히 제품 품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음식점들도 발 빠르게 대체품을 찾고 있다. ‘마루겐라멘’을 운영하는 모노가타리코퍼레이션은 아사히맥주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산토리 등 타사 제품으로 교체해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샤브샤브 체인 ‘기소지’ 역시 산토리나 기린 제품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사히는 슈퍼드라이 등 주요 품목을 수작업으로 주문 처리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다만, 맥주 이외의 위스키 등은 주문이 불가능한 상태라 거래처에 대체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앞서 아사히는 지난달 29일 사이버 공격으로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일본 내 수주·출하·콜센터 등 업무가 마비됐고, 현지 30개 공장 대부분에서 생산을 중단했다. 개인정보나 고객 데이터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복구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스템 장애의 원인은 랜섬웨어에 의한 사이버 공격인 것으로 확인됐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등에 저장된 데이터를 불법으로 암호화한 뒤 복원 대가를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일본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랜섬웨어 피해 신고 건수는 116건으로 2022년 하반기와 함께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과거 도요타자동차 협력업체 고지마프레스공업이 랜섬웨어 피해를 입어 도요타의 일본 내 14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된 바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 내에선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DX) 전략 사각지대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보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한 번의 공격이 전사적 마비로 이어지는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사이버 공격으로 광범위한 기업 활동이 영향받는 주요 원인으로 여러 IT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도입’ 추세를 꼽았다. 특히 식품업계는 재고 관리와 신선도 유지를 위해 다양한 상품을 유통하는데, 비용 절감을 위해 자사 및 관계사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단일 피해가 도미노처럼 연쇄 확산하게 된다. 보안 전문가들은 “시스템이 대형화할수록 장애 범위가 넓어지고, 복구도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식품업체 에자키글리코가 노후 시스템을 ERP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일부 냉장 제품 출하가 약 반 년간 지연됐다. 회사는 같은 해 결산 때 장애 대응 비용으로 64억 엔의 특별손실을 계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