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풍자해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그림 ‘윤석열차’가 3년 만에 다시 공개된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한국만화박물관 일원에서 ‘제28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2025)’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올해 축제는 ‘만화·웹툰 정상영업합니다’를 주제로 열리며 10만 명의 관람객과 3만 명의 코스튬 플레이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막식은 26일 오후 5시 한국만화박물관 상영관에서 열린다. 시민과 창작자가 함께 만든 ‘우리 동네 캐릭터 발표식’과 팝페라 가수 정하은의 축하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앞서 오후 4시 만화광장에서는 인기 작가와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시민과 함께하는 ‘레드카펫 포토타임’도 진행된다.
둘째 날에는 13개국 14개 팀이 참가하는 글로벌 코스프레 챔피언십 결승과 웹툰 OST 콘테스트가 열린다. 인기 작가 사인회, 야외 만화카페, 버스킹 공연, 푸드트럭과 체험형 프로그램 등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됐다. 마지막 날에는 60명의 코스튬 플레이어가 조선시대 과거시험 형식으로 쌀 소비 촉진 슬로건을 작성하는 ‘코스프레 과거시험’이 열려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들이 전시되며 2022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인 ‘윤석열차’도 다시 선보인다. 작품에는 윤 전 대통령 얼굴을 한 열차가 중앙에 자리하고, 조종석에는 부인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탑승해 있다. 객실에는 칼을 든 검사 복장의 인물들이 줄지어 타고 있고, 열차 앞에서는 놀란 시민들이 달아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은 2022년 첫 공개 당시 정치적 파장을 불러왔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고 엄중 경고했으며, 정부부처 후원 명칭 취소와 국비 보조금 대폭 삭감 등 제재를 가했다. 사실상 전직 대통령 풍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복 조치라는 비판과 함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입틀막’ 논란이 일었다.
당시 조용익 부천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성세대의 잣대로 청소년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간섭해선 안 된다”며 “어디선가 상처받아 힘들어하고 있을 학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의 주제는 ‘자유 주제’였는데, 청소년에게 왜 풍자를 했냐고 물으면 청소년은 뭐라고 답을 해야 하느냐"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웃자고 그린 그림에 죽자고 달려들면 더 우스워진다”, “윤석열 정부가 노골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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