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돌연변이 품종과 육종 기술로 키워낸 품종을 교배해 개발한 무궁화가 올해의 정원 식물로 선정됐다.
한국 원자력연구원은 참단방사선 연구소에서 개발한 무궁화 ‘키즈 화이트’ 품종이 한국 수목원정원관리원이 주최하고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정원식물 전시·품평회’에서 국내육성품종분야 올해의 정원식물로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전시·품평회는 자생식물, 국내육성품종, 국외도입품종 3개 분야로 진행됐으며, 정원 분야 민·관·학 전문가가 참여한 전문가 품평(70%)과 사전 모집된 일반인의 국민 품평(30%)을 합상한 결과로 최종 선정됐다. 올해 수상자 중 연구기관으로는 한국 원자력연구원이 유일하다.
무궁화 ‘키즈 화이트’는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자연 아조변이 왜성 품종 ‘애기’와 연구원이 방사선 육종기술로 개발한 극왜성 품종 ‘꼬마’를 교배해 2023년 개발됐다. 아조변이는 식물 가지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돌연변이로 크기, 꽃색, 잎 모양, 성장 습성 등이 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 무궁화는 약 2m 이상 성장하지만 ‘키즈 화이트’는 0.5~1m로 키가 작아 정원뿐 아니라 베란다·실내에서도 키우기 쉽다. 흰 꽃이 풍성하게 피어 실내외 어디서나 감상하기 좋은 특성을 가졌다.
한국 원자력연구원이 활용한 방사선육종기술은 식물 종자나 묘목에 방사선을 조사해 유전자 변이를 유도한 후 우수 형질을 선발·고정해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기술이다. 자연 상태보다 100배 높은 빈도로 변이를 유발할 수 있으며, 벼·콩 등 식량작물에서 화훼·과수류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년 이상 폭넓게 활용되는 안전성이 입증된 기술이기도 하다. 연구원은 2006년 ‘꼬마’ 품종을 개발해 민간에 기술이전했으며, ‘키즈 화이트’는 ‘꼬마’의 후속 품종이다. 현재 자색 꽃의 ‘키즈 퍼플’도 개발돼 있으며, 다양한 후속 품종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방사선육종기술로 개발한 나라꽃 무궁화 ‘키즈 화이트’가 K-정원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국민들이 방사선 기술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