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로 여는 수요일] 명의(名醫)

어향숙





요즘 사람들 병은 모두 속병인겨

말을 못해서 생기는 병이지

사람들 말만 잘 들어줘도

명의 소리 듣는데 그걸 못 혀

아무 소리 하지 말고

자기 말만 들으래

내가 의사 양반 주치의인가?

홍 씨 할머니

처방전 들고 약국 들어서며

혼잣말처럼 하신 말씀

내 귀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말만 잘 들어줘도 명의라니, 곳곳에 돌부처가 왜 명의인지 알겠다. 교회 앞에 두 팔 벌리고 선 예수상이 왜 명의인지 알겠다. 돌부처가 소원 비는 중생의 귀를 잡아당겨 내 말 좀 들으라고 하는 걸 본 적 없다. 예수상이 기도하는 신자의 입을 가로막고 내 말대로만 하라고 이르는 걸 본 적 없다. 귀는 두 개, 입은 하나다. 듣기를 두 배로 하고, 말을 절반으로 줄여도 세상은 더 잘 소통될지 모른다. 무조건 ‘그렇지’ ‘아무렴’ 손뼉 치며 속말 들어줄 사람 있는 이는 행복하다. <시인 반칠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