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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 진영 앞에서 "싸우자" 외친 트럼프…'매카시즘 시즌2' 우려 커진다

찰리 커크 추모식에 9만명 운집

커크 부인 "살인범 용서한다" 언급에도

트럼프 "용납 불가" 좌파와의 전쟁 선포

"성조기 흔들며 '찰리' 외쳐" 韓 언급도

‘불화’ 머스크와 대화·악수 장면 포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스테이트팜 경기장에서 암살당한 찰리 커크의 부인 에리카 커크를 위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파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의 추모식에서 좌파 세력을 겨냥해 “절대로 적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커크의 아내가 “살인범을 용서한다”고 언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파 진영이 총집결한 공식 석상에서 ‘좌파와의 전쟁’을 벌이겠다며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이를 두고 1950년대 미국을 휩쓴 극단적 반공산주의 광풍인 ‘매카시즘’ 시즌2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테이트팜 경기장에서 열린 커크 추모식에서 “그는 자유와 정의, 신과 조국, 이성과 상식 등 마음속에 품은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극단화된 냉혈한 괴물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커크의 아내 에리카는 남편을 살해한 타일러 로빈슨에 대해 “나는 그를 용서한다. 그리스도가 그렇게 했고, 남편이 그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는 적들을 미워하지 않았고 그들이 잘되길 원했다. 그 점이 내가 커크와 생각을 달리하는 점”이라며 “나는 내 적을 미워하며 그들이 잘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내 적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급진 좌파를 주적으로 지목했다. 그는 “안티파(급진적 성향의 반파시즘 운동) 테러리스트들이 커크가 대학을 돌며 강연을 할 때 돌로 창문을 산산조각 내고 건물을 습격하려 했다”며 “법무부가 조직적 선동에 자금을 대고 정치적 폭력을 저지르는 급진 좌파 광신자들의 네트워크를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커크의 삶이 주는 교훈은 선한 마음과 밝은 기운인 동시에 싸울 의지를 가진 사람이 이룰 수 있는 일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 싸워야 한다. 그것이 우리나라를 구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7월 선거운동 중 피격을 당했을 때처럼 ‘싸우자(fight)’는 구호를 세 번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 한국도 언급했다. 그는 “서울에서는 군중이 모여 미국 국기를 흔들며 ‘커크를 지지한다’고 외쳤다”고 말했다. 그는 “커크가 세상을 떠난 후 며칠 동안 벌어진 일을 보라”면서 “그의 유산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였는지 우리는 목격했다”며 서울을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커크 암살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의 ‘좌파와의 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법적·제도적 절차에 돌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역겹고 위험하며 급진 좌파의 재앙인 안티파를 테러단체로 지정한다는 소식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안티파에 자금을 대는 사람들을 최고 수준의 법적 기준과 관행에 따라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J D 밴스 부통령도 커크가 생전에 해오던 ‘찰리 커크 쇼’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폭력을 선동하고 이에 관여하는 비정부기구(NGO) 네트워크를 추적할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자인 헤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의 오픈소사이어티재단을 지목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1950년대 공화당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이 주도한 공산주의자 색출 열풍을 방불케 한다는 평가(닛케이)가 나온다. 카렌 팀멀티 워싱턴포스트(WP) 정치 전문 기자는 “5시간 동안 추모식을 지켜본 결과 일반적으로 추모식에 등장하는 ‘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없었다”며 “이것이 바로 트럼프 시대 미국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상징인 붉은색 모자나 옷을 입은 군중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주최 측은 9만 명이 행사에 참석했다고 폭스뉴스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이날 오후로 예정돼 있었지만 추모객들은 이른 새벽부터 경기장 입장을 위해 줄을 섰다. 행사에는 밴스 부통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 등 유력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연단에 선 인사들은 커크를 예수에 비유하며 ‘순교자’라고 추앙했다.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예수) 그리스도는 33세에 돌아가셨지만 역사의 궤적을 바꿨다”며 “커크는 31세에 숨졌다. 이제 역사의 궤적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충돌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포착됐다. 양측이 공개 석상에서 만난 것은 3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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