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미국 전기차(EV) 시장점유율이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80%를 넘으며 시장을 주도하던 테슬라는 후속 모델 부재와 경쟁 심화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추락하는 처지가 됐다.
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이 시장조사 업체 콕스오토모티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8월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38%로 집계됐다. 테슬라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4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7년 10월 테슬라 첫 모델 출시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는 6월 48.7%에서 7월 42%로 급락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쟁사들이 잇따라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는 반면 테슬라의 신차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테슬라가 마지막으로 내놓은 모델은 2023년 사이버트럭이지만 판매 성과는 모델3나 모델Y에 비해 부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신 회사는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등 신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콕스오토모티브의 스테파니 발데스 스트리티는 “테슬라는 스스로 로보틱스 인공지능(AI)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결국 자동차 회사인 이상 신차가 없으면 시장점유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도 브랜드 이미지에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정부 구조조정 작업에 참여하면서 소비자들의 반감을 샀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를 앞두고 경쟁사들이 무이자 할부 등 공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도 테슬라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테슬라는 수년간 시장 리더로서 빠른 판매 성장과 고가 전략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면서도 “하지만 판매 둔화와 경쟁 심화로 최근 몇 년간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고 이는 수익성 악화와 투자자 불안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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