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값이 온스당 40달러를 돌파하며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가운데 순은으로 제작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념주화에 수집가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6일 한국조폐공사는 이달 8일부터 '2025 APEC 정상회의 기념주화' 예약 접수를 진행한다.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이 주화는 조폐공사와 농협은행, 우리은행에서 26일까지 예약할 수 있다. 기념주화는 국가적인 행사, 역사적 사건 등을 국민과 함께 기념하거나 공적을 기리고 그 내용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대한민국 법화(法貨)로 수집뿐 아니라 공식적인 지불 능력도 갖춘 화폐다.
이번 기념주화는 순도 99.9% 순은으로 중량 19g의 35mm 지름 채색 은화 2종으로 구성된다. 1종 단품은 화종별로 1000장, 2종 세트는 6000세트 한정으로 제작된다. 판매가격은 1종 단품의 경우 각 8만 3500원, 2종 세트는 16만 3500원이다. 이번 기념주화는 2005년 APEC 정상회의(부산)에 이어 20년 만에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하기 위해 발행됐다.
기념주화 수집가들은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 기념주화 수집가는 "APEC 회의 자체도 자주 있는 이벤트가 아니고 디자인도 무난한 편"이라면서도 "발행 수량이 화종별 7000장으로 꽤 많아 소위 '돈이 되는 수집'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은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주화 자체의 가치가 높아진 점은 매력으로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은값은 이달 4일 기준 전장 대비 1.1% 상승한 온스당 41.34달러를 기록하면서 , 2011년 9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주화에 들어간 은을 최근 은값으로 환산하면 그 가치가 약 4만 원 수준이다. 액면가 7만 원의 반 이상인 셈이다. 20년 전 발행된 APEC 정상회의 기념주화의 액면가는 2만 원이었다.
이번 기념주화 중 은화Ⅰ앞면에는 전통 창호에 적용된 솟을민꽃살문이 활용됐다. 번영과 연결의 의미를 담아내고 우리나라 문화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은화Ⅱ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상징하는 첨성대를 통해 혁신의 의미를 담아내고, 천체 대신 21개의 점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이미지와 APEC 정상회의 회의 모습을 통해 회원 단체 간 긴밀한 협력을 표현했다. 은화Ⅰ·Ⅱ 뒷면에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공식 엠블럼이 새겨져 있다.
기념주화 주문은 선착순이 아닌 추첨식 예약제로 진행된다. 신청 수량이 발행 수량을 초과할 경우 무작위 추첨을 통해 당첨자가 선정된다. 동일 수령자 및 수령지 등 접수 정보가 중복될 경우 각 단품별 20장, 2종 세트 20세트만 추첨 대상에 포함된다. 매크로 프로그램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접수할 경우 당첨이 취소되거나 배송이 제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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