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같은 달보다 1.7% 오르는 데 그치며 전월(2.1%)보다 둔화됐다. 채소류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통신비 인하와 공공서비스 요금 하락이 전체 물가를 끌어내린 영향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2020년=100)는 116.45로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이는 7월(2.1%)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물가 오름세는 올해 들어 2% 안팎을 유지하다 8월 들어 한풀 꺾인 모양이다. 또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1.5%) 이후 9개월 만의 최저 상승폭이다.
근원물가를 나타내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3% 상승에 그쳤고,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역시 1.9% 오르는 데 그쳤다. 생활물가지수는 1.5% 상승했으며, 신선식품지수는 2.1% 올라 전월(-0.5%) 대비 반등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4.8% 뛰며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은 2024년 7월(5.5%)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쌀(11.0%), 돼지고기(9.4%), 국산쇠고기(6.6%), 복숭아(28.5%) 등 주요 품목 가격이 크게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 “전반적으로 생산량 감소로 인해 곡물 가격이 상승했다”며 “채소 가격도 최근 폭염 여파로 출하량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공업제품은 1.7% 상승했고, 전기·가스·수도는 0.3% 오르는 데 그쳤다. 서비스 부문은 1.3% 상승했는데 개인서비스가 3.1% 오르며 전체 상승률을 견인한 반면, 공공서비스는 3.6% 하락해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
공공서비스와 8월 물가 상승률 둔화에는 통신비 인하 효과와 국제유가 하락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8월 휴대전화 요금이 전년 대비 21%나 급락했다. 또 8월 석유류 가격의 경우 전년 대비 1.2% 하락했다. 국제유가 안정세와 전기요금 동결이 공업제품 및 에너지 가격 부담을 완화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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