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주가 하락 여파로 기존 담보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담보를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12일 한국투자증권과 SK 주식 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최 회장은 SK 주식 42만 6660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530억 원을 빌렸다. 계약 조건은 이자율 4.10%, 담보유지비율 140%로 설정됐다.
이번 거래는 신규 대출이라기보다는 기존 대출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성격으로 해석된다. 앞서 최 회장은 대신증권으로부터 같은 금액을 차입했는데, 이번에 만기 상환과 함께 거래처를 한국투자증권으로 변경한 것이다. 다만 담보로 맡긴 주식 수는 늘었다. 기존 대신증권 계약에서는 36만 8488주를 담보로 제공했으나 이번에는 5만 8172주 많은 42만 6660주를 맡겼다.
이는 SK 주가가 하락하면서 담보유지비율을 맞추기 위해 담보 비중이 확대된 것이다. 앞서 대신증권과의 계약 역시 유지비율이 140%였는데, 주가가 하락하면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 담보대출의 담보평가액은 통상 담보 주식 수에 주가를 곱해 산출하는데 기존 계약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려면 SK 주가가 20만 원대 초반을 넘어야 했다. 하지만 SK 주가는 지난달 1일 18만 8500원으로 떨어진 이후 한 달 가까이 회복하지 못했다. 같은 달 12일에는 17만 8900원까지 떨어졌다. 이번 한국투자증권과의 계약에서는 SK 주가가 17만 3909원 이상이면 담보 유지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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