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들어 첫 정기국회가 9월 1일 막을 올리는 가운데 여야가 입법과 내년 예산안 등을 둘러싸고 강 대 강으로 대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거대 의석을 앞세워 검찰의 기소·수사 분리를 위한 검찰개혁법, 언론 등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언론개혁법 등을 힘으로 밀어붙일 태세다. 특히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31일 내란범 배출 정당의 국고보조금 지급을 끊고 내란재판부를 설치하는 내란특별법 제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국민의힘도 이에 뒤질세라 장관 인사청문회 질의, 예산 삭감을 벼르고 입법 저지를 위한 국회 운영 보이콧과 장외 투쟁 카드까지 만지고 있다. 내년 6·3 지방선거에 매몰돼 정치투쟁만 벌이다 경제·민생 살리기는 뒷전으로 밀리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여당은 말로는 ‘경제 위기’를 걱정하면서도 기업 활동을 옥죄는 법안들을 계속 강행 처리하고 있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확대에 이어 2조 원 이상 상장사에 대한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담은 ‘더 센 상법’ 개정안과 불법 파업 조장 우려가 높은 ‘노란봉투법’을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반면 상법 개정 상생 조치로 추진하기로 한 배임죄 완화와 관련해서는 태스크포스(TF) 발족을 언급하고도 논의가 겉돌고 있다. ‘더 센 상법’ 후폭풍을 예방하기 위한 경영권 방어 장치 도입에는 관심이 없고, 세 부담 적정화를 위한 상속·증여세법 등에 대해서도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기업들은 미국의 상호·품목관세 부과와 국내외 경기 침체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입법부가 기업들을 돕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이재명 대통령도 수시로 민생 회복과 협치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강조했다. 8월 29일에는 노란봉투법 통과와 관련해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여당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말만 할 뿐, 여야 관계를 대결로 내몰고 있다.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를 대결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위기에 빠진 경제가 다시 활력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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