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대장주이자 시가총액 최대 종목인 엔비디아의 올 2분기(5~7월) 실적이 시장 에상치를 살짝 웃돌았다.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엔비디아 실적이 공개되기 전 이에 대한 기대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27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6.98포인트(0.32%) 상승한 4만 5565.0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43포인트(0.24%) 오른 6481.37에, 나스닥종합지수는 45.87포인트(0.21%) 뛴 2만 1590.14에 장을 마감했다.
시총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마이크로소프트(0.94%), 애플(0.51%), 아마존(0.18%), 브로드컴(0.75%), 구글 모회사 알파벳(0.16%) 등이 상승했다. 반면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는 0.09% 내렸고 메타(-0.89%), 테슬라(-0.59%), 넷플릭스(-0.21%) 등은 하락했다.
개발자 데이터 플랫폼 몽고DB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덕분에 주가가 37.96% 급등했다. 미국 소매판매점 콜스도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2배 가까이 웃돌면서 24.00% 치솟았다.
이날 뉴욕 증시는 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를 주가에 선반영하며 오름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이날 각각 467억 4000만 달러(65조 1555억 원)의 매출과 1.05달러(1463원)의 주당 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매출 460억 6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1.01달러)를 각각 살짝 상회한 수치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고 또 순이익은 59% 늘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50% 이상 늘어난 5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수치에는 H20 칩의 중국 수출은 포함되지 않았다. 월가 평균 전망치인 531억 4000만 달러보다 다소 많은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3% 이상 급락했다. 월가는 이번 엔비디아 실적이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불을 지핀 AI 관련주 ‘거품론’의 가늠자 노릇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옵션 투자자들이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의 시총이 최대 2600억 달러(약 362조 원)까지 변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장악을 시도하는 데 따른 영향은 어느 정도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를 받는다는 이유로 해임을 통보한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쿡 이사의 후임으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과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WB) 총재를 염두에 두고 있다 보도했다.
만약 쿡 이사를 몰아내고 후임 지명까지 성공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연준 인사는 지난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 등 2명에 마이런 위원장까지 합쳐 총 4명이 된다. 미국 기준금리 결정에 상시 투표권을 가진 연준 이사가 7명(의장 포함)인 점을 감안하면 과반을 채우는 셈이다. 이에 쿡 이사는 “법적 근거가 없고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그런 관한이 없다”며 소송 맞대응 장기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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