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중국 과창판스타50(STAR50)지수를 기초 지수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승세가 돋보인 반면 철강·구리 등 원자재 관련 상품은 수익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본토 증시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중국 혁신 기술 기업에 대한 기대감까지 맞물린 결과다. 이와 대조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50% 관세’ 직격탄을 받은 구리·철강 관련 상품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7월 25일~8월 26일)간 ETF 상승률 상위 5개 종목 중 4개는 과창판스타50지수 관련 상품으로 집계됐다. 1위 ETF는 30.15% 오른 ‘ACE 중국과창판스타50’이다. 상승률 2위(28.57%)인 SOL 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합성)와 함께 스타5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률 3위와 4위는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과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으로 각각 26.68%, 26.32% 뛰었다. 상위 1~4개가 운용사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상품인 셈이다.
2019년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개설된 중국 과학기술주 전용시장인 과창판은 ‘중국판 나스닥’으로 평가 받는다. 과창판 대표지수인 스타50지수는 과창판에 상장한 지 1년 이상 된 반도체·인공지능(AI)·정보기술(IT) 분야 대표 종목 50개로 구성돼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를 비롯해 트리나솔라, 선전트랜스홀딩스, 몬타지테크놀로지 등이 포함됐다.
상승률 5위(26.06%)인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도 중국 정부 반도체 육성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 빅테크 기업 관련 ETF 상승률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중국 본토 증시 호조와 중국 혁신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높은 관심이 꼽힌다. 올 6월 중국 본토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 3315억 위안(약 253조 원)에서 8월 26일 2조 1985억 위안(약 418조 원)으로 200조 원 가까이 확대됐다. 이는 10년 전 ‘후강퉁 버블’ 시기와 맞먹는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후강퉁은 2014년 상하이와 홍콩 증시를 연결한 제도로, 개통 직후 해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과열 장세가 펼쳐졌다.
최근 중국 예금 금리와 채권 수익률이 1%대 수준에 머무르면서 주식 투자 수요가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AI·로봇 등 차세대 산업 성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과창판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 열기가 높아진 점도 작용했다. 지난달 말 중국 국무원은 ‘AI 이니셔티브’를 통해 향후 5년간 AI 기술을 산업 전반에 접목하겠다고 밝혔다. 과창판50지수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 6월 242억 위안(약 46조 원)에서 이달(26일) 들어 566억 위안(약 107조 원)으로 2배 넘게 불어났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과창판은 국가 전략산업 육성의 핵심 플랫폼으로 정책 지원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반도체 자립 등 중국의 기술 주권 확보 노력이 가속화되면서 관련 상품의 구조적 상승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달 하락률 상위 종목에는 철강, 구리 등 원자재 관련 ETF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하락률 1위는 KODEX 구리선물(H)로 24.64% 떨어졌다. 이 상품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상장돼 거래되는 구리선물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되는 지수를 기반으로 한다. 한 달간 각각 17.01%, 15.70% 하락한 RISE 팔라듐선물(H)과 TIGER 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는 각각 하락률 2, 3위를 기록했다. 하락률 상위 4, 5위는 TIGER 200철강소재와 KODEX 철강으로 하락률은 13.38%, 13.25%다. 구리나 철강은 트럼프 행정부의 '50% 관세’에 발이 묶여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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