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국민의 의료방사선 검사가 급증하면서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컴퓨터단층촬영(CT) 등 고선량 검사는 전체 방사선 피폭의 3분의 2를 차지해 한국인의 연간 방사선 노출량은 세계 평균의 5배 수준에 달한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이 받은 의료방사선 검사는 총 4억 1271만여 건, 1인당 평균 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3.5% 늘어난 수치이며 검사 건수는 2020년 3억 812만여 건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해 전 국민의 의료방사선 총 피폭선량은 16만 2090맨·시버트(man·Sv), 국민 1인당 평균 피폭선량은 3.13밀리시버트(mSv)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평균(0.57mSv·2009~2018년 기준)의 약 5.5배에 달한다. 맨·시버트는 다수가 피폭되는 경우에 그 집단의 개인 피폭방사선량의 총합을 나타내는 단위이고, 밀리시버트는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단위다.
전체 피폭선량은 지난해(16만2106맨·시버트)와 비슷했지만, 1인당 평균 피폭량은 2020년 2.46mSv에서 꾸준히 증가해왔다. 질병청은 "피폭량이 적은 일반 촬영, 치과 촬영, 골밀도 검사가 늘어난 반면, 고선량인 CT나 투시 촬영 건수는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사 종류별로는 일반촬영(77.9%), 치과촬영(12.1%), 유방촬영(4.5%), CT촬영(3.8%) 순이었다. 하지만 피폭선량 비중은 CT촬영이 67.0%로 가장 높았다. 일반촬영은 27.5%, 혈관촬영은 2.1%, 투시촬영은 1.6%였다.
특히 CT는 전체 검사 건수 비중은 3.8%에 불과하지만 방사선 노출량은 압도적으로 높아 건강상 얻는 이득이 분명할 때만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경고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국민 건강을 지키려면 의료방사선 검사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이뤄져야 한다"며 "불필요한 CT 촬영 등으로 인한 과도한 방사선 노출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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