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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하려던 아시아비엔씨, 매각 '급선회' [시그널]

[의무공개매수發 조기매각 움직임]

K뷰티 브랜드 해외유통 전문기업

상장 이후 경영권 매각 부담 우려

국내 사모펀드 지분 인수 저울질

사진제공=아시아비엔씨




상장사 경영권을 인수할 때 소수주주에게도 동일한 가격에 지분을 팔 기회를 제공하는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기업들의 전략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상장 이후 경영권 매각이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커지자 조기 매각으로 방향을 트는 움직임이 점점 뚜렷해질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유통을 담당하는 아시아비엔씨가 현재 국내 한 신생 사모펀드(PEF)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하며 코스닥 상장을 준비했지만 최근 매각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그 배경으로 최근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이 의무공개매수 도입 역시 추진할 것이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안은 경영권 인수자가 지분 25퍼센트 이상을 확보하면 잔여 지분을 전량 공개매수하도록 하는 안과 지분 50%+1주만 공개매수하도록 하는 안으로 나뉜다. 전량 공개매수를 의무화하는 안이 채택될 경우 상장 이후 경영권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가 까다로워지고 인수자 입장에서도 거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이 같은 제도 변화는 기업 오너들의 자금 회수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아예 상장 이전 단계에서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이 보다 선호되는 분위기다. 일본과 유럽은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도입한 이후 상장사 경영권 거래가 크게 줄고, 상장 전 단계에서의 지분 매각이 활발해진 바 있다.

아시아비엔씨 역시 이러한 환경을 고려해 상장 대신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전략도 가능했지만, 제도 도입에 따른 불확실성을 피하고 현재의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2016년에 설립된 아시아비엔씨는 롬앤, 누즈, 온그리디언츠 등 인기 K뷰티 브랜드 제품을 전 세계 약 60개국에 수출하는 유통 전문 기업이다.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시장은 물론 미주와 유럽으로 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했다. 특히 색조 브랜드 롬앤과는 브랜드 출시 초기부터 해외 총판 계약을 맺고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에스네이처, 조선미녀, LG생활건강 등 국내외 브랜드와 협업하며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아시아비엔씨는 단순 유통을 넘어 자체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인조 속눈썹 브랜드 래쉬모어와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큐어모어, 자연주의 스킨케어 브랜드 어스코스를 운영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해외 구매자가 국내 뷰티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B2B(기업간 거래) 역직구몰인 트렌디서울도 운영 중이다. 회사의 실적 성장세도 뚜렷하다. 2024년 매출은 1164억 원, 영업이익은 98억 원으로 1년 전 보다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150% 넘게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비엔씨의 글로벌 유통망과 안정적인 실적,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중국, 필리핀, 일본에 이어 미국, 홍콩, 유럽 법인 설립도 추진 중인 만큼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의무공개매수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상장 대신 조기 매각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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