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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고무줄 심사'…국내주식 위탁운용사 부실선정 도마 [시그널]

재무제표 별도·연결 기준 혼용해

실적 과대·과소계산 가능성 있어

자체 감사서 '일관성 결여' 지적

"수십조 위탁…공정성 강화해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 제공=국민연금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위탁 운용사를 선정하기 위한 평가 과정에서 연결과 별도 기준 재무제표를 혼용해 심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 운용사는 연결 기준 재무제표를 적용한 반면 다른 운용사는 별도 기준을 반영해 심사 기준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 5월 실시한 자체 감사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 대한 감사실의 지적 사항 수준은 ‘통보’다. 기관 경고, 경고, 주의, 개선, 통보 순으로 제재 순위가 높다. 부실 심사가 확인되면서 감사실은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운용사의 재무 지표를 평가할 때 모두 별도 기준으로 일원화해 평가 과정의 일관성을 높이라는 지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다음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때 별도 기준 재무제표만 평가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규모는 올해 5월 기준 약 165조 원으로 통상 절반가량을 운용사에 위탁한다. 국민연금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식을 위탁 운용할 운용사를 선정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키움투자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삼성액티브자산운용·우리자산운용이 국민연금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했다.



문제는 연결 기준과 별도 기준을 혼용해 심사할 경우 각종 재무지표가 과대 또는 과소 계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연결 기준 재무제표는 지배 기업과 자회사들의 재무 정보를 모두 합산한다. 단일 운용사라기보다는 기업집단 전체의 실적이 집계된다. 반면 별도 기준 재무제표는 단일 기업의 재무 상태만 확인할 수 있다. 운용사의 경우 해외 법인과 대체자산 투자 법인을 두는 경우가 있어 연결 기준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부정확한 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국민연금의 자금을 위탁받기 위해서는 운용사의 순자산가치(NAV) 등에 관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위탁 운용사를 선정하기 위해 요청하는 자료를 보면 최근 연도 감사보고서 기준 자본총계, NAV 등이 재무지표에 해당한다. 이 밖에 운용 성과, 운용 전략, 재무 건전성 등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가장 큰 자금을 쥐고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는 기관으로 기준이 일관되지 않게 적용됐다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책임감 있게 기준을 준수하고 선정을 보다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연금 측은 연결 기준과 별도 기준을 혼용해 위탁 운용사를 선정했지만 심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종합 감사 결과에 공개된 내용 이외의 추가 내용은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 거래 증권사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위원 모집단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예컨대 기존 10명의 전문가 집단에서 5명의 심사위원을 선발했다면 20명의 집단에서 5명을 선발하는 식이다. 보다 다양한 전문가들을 모집단에 포함시켜 해외 주식 거래 증권사를 선정하는 데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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