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제계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들이 모여 제조업 르네상스를 열기 위한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기업들은 반도체, 조선, 인공지능(AI) 등 분야에 1500억 달러(약 208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집행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소재 윌러드 호텔에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를 개최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 맞춰 개최된 이번 회의에는 양국 대표 경제인과 정부 인사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한경협의 류진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최태원 SK(034730)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003550) 회장, 김동관 한화(000880) 부회장, 정기선 HD현대(267250) 부회장, 허태수 GS(078930)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003490) 회장, 이재현 CJ 회장, 구자은 LS(006260)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 회장 등 총 16인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 공동 회장, 게리 딕커슨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 CEO 등 글로벌 기업의 최고위급 인사 21명이 함께했다.
한국 기업들은 AI·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와 조선·원자력 등 전략 산업 등에서 1500억 달러의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밝혔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대표 발언을 통해 “미국의 혁신역량에 한국의 높은 제조 기술이 결합되면, 양국은 최상의 시너지를 만드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단순히 생산시설 확대를 넘어, AI·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부터 조선·원자력 같은 전략산업에 걸쳐 공급망과 기술을 공유하는 큰 틀의 상생협력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부 장관 등 양국 정부 고위급 인사가 함께한 가운데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주제로 첨단·전략 산업 중심의 협력 강화에 대해 양국 경제계 간 심도 있는 논의도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AI 시대에 새롭게 떠오르는 에너지 문제의 해결과 AI를 활용한 제조업 첨단화 등을 논의하고, 방산 및 우주 분야에서의 새로운 협력 아젠다를 모색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공동 연구개발(R&D)과 기술 협력의 이니셔티브 제안 등 포부를 밝혔다.
특히 핵심 협력 산업으로 꼽히는 조선업 분야에서는 양국 간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참석자들은 미국 정부가 조선업 재건을 핵심 정책과제로 내세운 상황에서, 미국의 우방국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경쟁력을 갖춘 한국이야말로 최적의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양국의 조선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한경협 관계자는 “조선업을 비롯한 첨단·전략산업 분야 전반에서 핵심 원천기술을 가진 미국과 제조 역량을 가진 한국의 협력은 양국 안보는 물론 국제사회 질서의 안정에도 직결되는 핵심 과제라는 것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 밖에도 한국의 신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등 에너지 전환과 핵심 광물 조달 등 공급망 분야에서의 협력은 물론, 양국의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위한 상호 간 조언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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