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가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 가능성을 보였다. 컬리와 같은 전자상거래 기업은 평균 유통 비용이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때까지 적자가 지속되는데 컬리는 최근 연이어 이익을 내며 수익성 확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한때 배우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공격적으로 전개했던 마케팅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면서 체력을 비축하는 모습이지만, 쿠팡이 압도적 선두로 있는 국내 전자상거래 생태계에서 중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시금 성장을 노려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컬리의 추가 성장을 위한 관건은 네이버와의 협업과 미국 사업이 될 전망이다.
LS증권은 18일 보고서를 발간하고 “리빙, 패견 등 판매자배송(3P) 품목 성장 효과로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2.1%포인트 오른 33.7%로 개선됐다”며 컬리의 최근 실적 개선세를 주목했다. 이어 “식품·뷰티 부문도 개선세”라며 “특히 뷰티는 인디 브랜드 강화 효과로 하반기 점진적 반등 중"이라고 분석했다.
컬리는 2분기 거래액 8619억 원, 매출 5787억 원, 영업이익 13억 원을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10주년 캠페인으로 마케팅 비용 지출이 늘었고 고비용 구조의 샛별배송 사업 확장이 있었지만 견조한 실적 개선 흐름을 유지했다. 컬리와 같은 전자상거래 기업은 이용자당 평균 물류 단가가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때까지 적자가 누적되는 경우가 많다. 컬리는 지난해까지는 연간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1·2분기 모두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구간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컬리는 한때 적자 폭 확대를 감수하면서 외형 확장을 노렸다. 초기 쿠팡이 감수한 ‘계획된 적자’를 통한 이용자군 확대를 겨냥한 것인데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물류 비용도 높게 유지되면서 적자가 쌓였다. 이에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이나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그 결과 컬리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기록하는 등 현금 창출 능력이 한층 올라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컬리는 추후 네이버와의 협업과 해외 사업 강화를 통해 내실 확충과 외형 확장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컬리는 네이버와 협업해 하반기 ‘컬리N마트’ 서비스를 개시하려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네이버의 고정 이용층인 30~50대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매입·물류 효율을 강화하면 외연을 확장하면서도 수익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컬리USA몰로 미국을 포함한 해외 성장이 가시화되면 컬리의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될 전망이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국내 이커머스 경쟁이 코로나19 시기를 지나 다소 완화된 환경"이라며 "컬리는 본업 체력 개선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동시에 꾀하며 실적 개선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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