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 가격이 평년보다 40% 높게 치솟은 가운데, 해양수산부가 수급 조절을 통한 가격 안정을 위해 20년 만에 마른김 비축을 추진한다. 마른김 비축은 앞서 1979~2006년까지 시행됐다가 가격 폭락, 품질 저하 등을 이유로 중단된 바 있다.
해수부는 정부가 김 가격이 저렴할 때 수매해서 보관했다가 가격이 많이 오를 때 시중에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의 비축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당초 김처럼 양식이 가능한 수산물은 비축 품목이 아니다. 해수부가 비축하는 품목은 명태·고등어·오징어·갈치·참조기·마른 멸치 등 대중성 어종 6종과 천일염뿐이다. 지난해에도 '김값이 금값'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김 비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당시 해수부는 김 비축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까지 김값 상승세가 계속되자 해수부도 김 비축 제도 도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해수부는 마른김 비축을 위해 비축 예산 증액을 기재부와 협의 중이다. 해수부는 “기후변화로 어업 생산량 변동성이 커진 데다 수출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 내수 공급 부족이 우려된다”며 김 비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마른김 가격은 지난해 봄부터 급등해 1년 6개월 동안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구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마른김(중품) 평균 소매 가격은 10장에 1347원으로 평년(952원)보다 41.5%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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