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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사고에 “여천NCC 워크아웃”…막나가는 DL그룹

■이해욱 '책임경영 방기' 의혹

李 "디폴트 빠져도 답없는 회사"

한화는 1500억 투입 의지 '대조'

DL 25년간 배당만 2.2조 챙겨

업계 "토사구팽…위기 번질 것"

이해욱 DL그룹 회장. 사진제공=DL그룹




DL(000210)그룹이 건설현장 사망사고에 이어 석유화학 사업 부도위기 방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해욱 DL그룹 회장은 한화그룹과 공동 대주주로 있는 여천NCC에 자금 지원을 반대하면서 ‘워크아웃’(구조개선작업)을 강행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 남정운 한화솔루션 대표 등 양사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한 긴급 회의에서 "내가 만든 회사지만 지금은 신뢰가 안 간다"며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져도 답이 없는 회사에 돈을 꽂아 넣을 수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방 산업 침체와 중국발 저가 공세로 석유화학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기초·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NCC(나프타 분해설비)는 특히 타격이 큰 상황이다. 국내 NCC 10곳 중 하나인 여천NCC가 자금난에 빠지자 이 회장이 회생 가능성이 없다며 '손절' 의지를 밝힌 것이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 누적된 적자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로 이달 말까지 약 3100억 원의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솔루션은 즉각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7월 말 이사회에서 이미 15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금 대여를 승인했다. 남 대표는 DL측과 회의에서도 "디폴트는 안 된다"며 "자구책을 적기에 실행한다면 개선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DL케미칼은 “여천NCC가 만든 자구책을 믿지 않는다”, “없는 살림에 1500억 원을 여천NCC에 또 넣을 수는 없다"며 버티고 있다. DL그룹 관계자는 "올 3월 한화와 DL은 여천NCC에 각각 1000억 원씩 증자를 했는데 반년도 안돼 다시 1500억 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원 결정에 앞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이유를 파악하는 게 먼저"라고 설명했다. DL그룹은 11일 이사회를 열어 자금 확충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DL그룹이 주주로서의 책임 경영을 외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천NCC는 물론이고 관계사 및 고객사 직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데, 워크아웃 체제를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DL케미탈 대표이사인 김종현 부회장은 한화와 회의에서 여천NCC의 워크아웃 계획을 피력하며 “주주사끼리 합의해야 하고, 은행 동의를 얻어야 하고, 정부 등 설득해야 한다”고 밝히며 “여천NCC를 스크랩하겠다는 데 금융기관과 정부가 왜 반대를 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천NCC는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3위 기업으로 2021년까지만 해도 연간 3000억원에서 1조원대 이익을 내왔다. 업계 관계자는 "DL그룹은 지난 25년간 여천NCC 누적 배당금으로만 2조2000억 원을 벌어들였다" 면서 "'토사구팽'의 상황에 가깝다"고 일갈했다. 일각에서는 여천NCC를 시작으로 도미노식 공장 폐쇄가 무질서하게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한다.

앞서 DL그룹 산하 DL건설은 8일 경기 의정부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 A씨가 6층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해 산업재해와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잇따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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