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투자자들이 보유 중인 증권사 환매조건부채권(RP) 잔고가 98조 원을 넘어 역대 규모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불확실성에 머니마켓펀드(MMF) 등 대기성 자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대고객 RP 매도 잔고는 이달 4일 기준 98조 8494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2일(76조 5891억 원) 대비 29.1% 증가했다. 금융회사가 아닌 개인이나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팔린 RP 규모다.
RP는 유가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고 일정 기간 이후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일종의 확정금리상품이다. 상대적으로 이자가 높고 손실 위험이 크지 않아 주로 여유자금을 잠시 넣어두는 파킹 용도로 활용된다.
중소형 증권사일수록 신용등급 영향을 받지 않는 RP를 활용해 단기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증권사가 보유한 국고채 등 우량 채권을 담보로 하는 만큼 손실 위험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부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형태로 투자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에 시중 자금이 쏠리면서 단기 자금 파킹 수요가 RP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P와 함께 파킹형 상품으로 꼽히는 MMF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5일 기준 MMF 잔고는 233조 8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다. MMF도 만기가 짧은 국고채나 기업어음(CP) 등 단기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언제든 환매 가능하기 때문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투자자 예탁금은 이달 1일 71조 8000억 원까지 증가하면서 2022년 1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늘어난 상태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자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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