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인천 서구 주민 1만명의 소망과 다짐을 담아 땅속에 묻었던 타임캡슐이 결국 개봉되지 못한 채 소각 처리됐다.
인천시 서구는 2005년 가좌이음숲공원에 묻은 타임캡슐을 소각했다고 5일 밝혔다.
해당 타임캡슐은 당시 가좌이음숲 1단계 완공을 기념해 주민 1만여 명이 작성한 편지와 소망을 담아 보관한 것이었다.
서구는 2015년 구민의 날 행사에서 일부를 개봉한 뒤 올해 전체 공개를 계획했다. 그러나 최근 개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에 빗물이 스며들어 편지가 손상된 사실을 확인하고 개봉 계획을 취소했다.
서구는 또 타임캡슐을 묻을 당시 습기 방지와 방충을 위해 함께 넣었던 나프탈렌이 2022년 12월 7일부로 ‘유독물질’로 분류된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오염된 타임캡슐을 지정폐기물 처리 절차에 따라 1200℃ 고온에서 소각했다고 설명했다.
서구는 최근 홈페이지에 게시한 안내문을 통해 “땅속 콘크리트 상자 안에 수축필름으로 봉인된 타임캡슐(편지와 나프탈렌)을 넣고 강화유리로 마감 처리한 뒤 보관했으나 20여년간 빗물의 유입으로 나프탈렌이 변질돼 타임캡슐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이어 “나프탈렌이 2022년 12월 7일 이후 유독물질로 분류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오염된 타임캡슐을 지정폐기물 처리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수집·운반한 뒤 폐기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등으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구민들의 진심이 담긴 타임캡슐 속 물품을 온전히 전달해 드리지 못한 점에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