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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결국 아시아 시장 포기…MBK·미래에셋PE에 “콜옵션 미행사” 회신 [시그널]

2000억 대 콜옵션 포기하기로

유동성 위기 ‘알짜’ 베트남 매물

사진 설명




CJ CGV(079160)가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고 아시아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뗀다. 재무적 투자자(FI)의 동반매도권(드래그얼롱) 행사에 콜옵션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다. CJ(001040) CGV는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PE에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방침과 함께 향후 매각 절차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재무적 투자자인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PE 컨소시엄에 CGI홀딩스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회신했다. 컨소시엄은 CJ CGV 보유 지분까지 모두 묶어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권을 확보하게 됐다.

MBK와 미래에셋증권PE는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해 글로벌 IB를 두루 접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주관사 선정 등 향후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CJ CGV는 매각 주관사가 선정되고 실사 작업이 진행되면 관련 절차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MBK 컨소시엄 측에 전달했다. MBK 컨소시엄은 양사 간 협의를 거쳐 후속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사건의 발단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 컨소시엄은 CJ CGV의 아시아 지역 지주사인 CGI홀딩스 지분 28.57%를 3336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2023년 6월까지 홍콩 증시 상장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상장에 실패할 경우 CJ CGV가 지분을 되사주거나(콜옵션), FI가 최대주주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 팔 수 있는(드래그얼롱) 계약을 맺었다.



CGI홀딩스의 상장은 끝내 무산됐다. 코로나19 사태로 극장 산업이 침체에 빠지며 실적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CGI홀딩스는 2022년 100억 원, 2023년 193억 원, 2024년 24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연달아 기록했다. 상장 요건인 2년 연속 흑자 달성은 불가능해졌다. CJ CGV는 지난해 7월 FI 보유 지분 일부를 1263억 원에 사들이며 드래그얼롱 행사 시점을 한 해 미뤘다. 그러나 남은 지분 17.58%를 되살 돈은 마련하지 못했다. 약 2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자금을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CJ CGV는 올해 5월 400억 원, 7월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모두 미매각되며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7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콜옵션도 부담이다. 지주사인 CJ의 추가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 CJ는 2023년 두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지난해에도 4444억 원을 지원하며 CJ CGV 살리기에 나섰지만 주가만 급락했다. 영화 산업의 구조적 위기도 CJ CGV의 발목을 잡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밀리며 극장가는 활력을 잃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전체 매출액은 1조 1945억 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 평균 대비 65% 수준에 그쳤다.

이번 콜옵션 미행사는 CJ CGV에 뼈아프다. 특히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매출 2072억 원, 영업이익 263억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알짜 자회사다. 지난해 CJ CGV 전체 영업이익(760억 원)의 3분의 1 이상을 책임졌다. 그럼에도 당장의 불을 끄기 위해 성장 잠재력이 큰 해외 사업까지 포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IB 업계에서는 CGI홀딩스의 성장성을 보고 인수 후보자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가 연이어 미매각되는 상황에서 CJ CGV가 2000억 원 넘는 자금을 마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차라리 좋은 값에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편이 나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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