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 지표가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면서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고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한 달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2원 내린 1385.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하락 폭은 6월 24일(−24.1원) 이후 가장 컸다. 환율은 이날 1390.0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1382.5원까지 떨어지며 낙폭을 키웠다.
환율 급락의 배경에는 미국의 7월 고용 지표 부진이 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전월 대비 7만3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0만 명)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실업률도 전달 4.1%에서 4.2%로 상승했다.
고용 지표 부진은 미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를 시사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자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전주 63.1%에서 79.6%로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1.1% 내린 98.851을 기록했다.
다만 달러 약세 흐름이 기조적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이번 고용지표를 ‘쇼크’ 수준이라 평가했지만 실업률이 4.2%로 여전히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인 만큼 경기 침체를 우려하기엔 이른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이 위원은 “일단 시장은 고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12일 발표 예정된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예상치(2.7%)에 머문다면 달러 약세 전환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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