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가 한미 조선 협력 패키지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위해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생산성이 열악한 미국 조선소에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해 선박 건조 혁신을 우선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조선 빅3 기업 및 조선해양플랜트협회 등과 한미 조선 협력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면서 1500억 달러 규모로 조성될 조선 전용 펀드를 통해 미 조선업 인프라 및 공급망 개선과 현지 조선소의 디지털화 등 생산성 증대, 생산 인력 및 기술 개선 등에 우선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군함은 물론 상선도 해외 건조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면서 “미국법을 우회하기가 쉽지 않고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한다는 약속 등을 이행할 수 있는 투자 방안을 우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말 한미 관세 협상에 앞서 조선업계와 함께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생산 인력 교육 지원, 선박 공동 건조, 유지·보수·정비(MRO) 등을 포괄하는 한미 간 조선업 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다.
세계 최대 조선 그룹인 HD한국조선해양의 지주사인 HD현대는 미국 조선사들과 선박 건조 협력, 기술력 공유 등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방산 1위 조선사인 헌팅턴잉걸스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잉걸스 조선소에 AI·로봇 기술 등을 활용해 선박 건조 비용을 줄이면서 납기를 개선하는 노하우를 적극 전파하고 있다.
잉걸스 조선소는 최근 미 해군이 발주한 이지스 구축함의 3분의 2를 건조하는 등 대형 상륙함 및 경비함 전량을 만들고 있다. HD현대 측은 미 에디슨슈에스트오프쇼어(ECO)와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도 최근 공동 건조하기로 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관계사인 한화시스템과 지난해 인수한 미 필리조선소의 현대화와 건조 능력 확대에 투자를 우선하면서 신규 조선소 건설 및 인수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는 필리조선소의 설비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기술 등을 이전해 연간 1∼1.5척인 필리조선소 건조 능력을 2035년까지 10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을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만나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MRO 등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조선소와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공동 건조, 사업 확대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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