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본 도쿄 동북동쪽 해상을 지나는 제9호 태풍 '크로사'와 가고시마 남쪽 해상에 위치한 제20호 열대저압부가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속된 폭염으로 인해 한반도 서해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1~3도 높은 30도 안팎까지 올라 수증기 공급량이 많아 태풍영향권에 들면서 폭우가 예상되고 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에 폭염을 유발한 북태평양고기압 일부가 약화해 편서풍을 타고 북동진 중이다. 3일부터는 일본 남동쪽에 자리한 북태평양고기압 본체가 다시 세력을 확장하면서 우리나라 남쪽으로 다량의 수증기를 밀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해당 수증기는 제8호 태풍 '꼬마이'가 남긴 잔류 수분으로, 여기에 꼬마이에서 약화한 온대저기압까지 서쪽에서 동쪽으로 지나며 서해상으로 추가 수증기를 끌어일 경우 북쪽 티베트 고기압에서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면서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와 충돌해, 3∼4일 사이 서쪽 지역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3일 오후부터 남쪽에서 다량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며 비가 시작되고, 특히 3일 밤부터 4일 오후 사이에는 강하게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고도 약 1.5㎞ 부근을 지나는 강한 하층제트의 영향으로, 야간 강수는 특히 강할 것으로 보인다.
강한 폭우가 쏟아지만 올여름 폭염을 상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수의 원인이 남쪽에서 불어오는 고온다습한 수증기인 만큼 하늘 차폐 또는 구름에 의해 일사가 다소 저하되더라도 폭염과 열대야의 양상이 완화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7월 31일 두 달 간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는 각각 16.6일, 7.5일로 1973년 관측 이래 역대 3위를 기록했다. 6~7월 누적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 역대 1위는 각각 1994년(18.6일), 2024년(8.9일)이다. 같은 기간 일 최고 기온 평균(30.1도)와 밤 최저 기온 평균(21도)은 역대 1위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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