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전날 한미 무역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관세율 조정의 여파와 정부의 증세 방침이라는 겹악재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1일 오전 10시16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6포인트(1.92%) 내린 3183.70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35.12포인트 하락한 3210.32로 출발했으나 낙폭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미국이 기존 25%에서 15%로 관세율을 낮췄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를 적용받던 자동차 품목 등은 오히려 관세가 부과돼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관세 불확실성의 여진이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전날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기름을 부었다. 법인세율 전 구간 1%포인트 인상,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10억 원 환원 등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증시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178억 원대, 2166억 원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다. SK하이닉스(000660)는 3.84% 내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0.39%),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12%),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5.42%), HD현대중공업(329180)(-3.77%) 등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현대차(005380)(0.82%)와 기아(000270)(1.52%)는 관세 부담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폭 상승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20.05포인트(2.52%) 급락한 784.93를 가리키고 있다. 알테오젠(196170)(-4.41%), 파마리서치(214450)(-4.31%)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247540), 에코프로(086520), HLB(028300)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 모두가 내림세다.
간밤 뉴욕 증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31일(현지 시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7% 하락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가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경제지표 불안과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 인하 압박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며 지수가 밀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3원 오른 1395.3원으로 출발하며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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